릴레이 소설

제목: 그래도 넌 나의 전부야

[1/50]

일그러진 콘크리트 바닥에 검은 비가 고이기 시작했다.
이런 걸 원한 건 아니었는데. 사람 하나 없는 낡은 정류장이 두렵게도 보였다.
불안한 마음에 가방을 뒤적여 꺼낸 새벽의 저녁 도시락은 여전히 따뜻했으나, 모든 추위와 공포를 이겨내기에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저 위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가로등의 전구만이 더욱 외로워 보였다.
아무 구석에나 쪼그려 앉아 도시락 뚜껑을 열었다. 새콤한 케첩 향기가 났다. 분위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문어 모양 소세지와 당근 머리핀을 예쁘게 꽂은 토끼 계란말이가 보였다. 분명 재은의 감각이다. 어디서 배웠을지는 몰라도 솜씨가 꽤나 좋단 말이지.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말에는 해당이 안 되긴 하지만.

이프

2026. 02. 13. 16:04

[2/50]
손재주 좋은 여동생이 열심히 만든 듯한 도시락을 보며 피식, 웃음을 흘렸다.
내 하나뿐인 동생, 재은은 나와 달리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함께하는 것을 꺼려하지 않으며 늘 밝고 활기차게 지낸다. 가끔 그런 그녀가 부럽고 질투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별 생각이 없다.
일회용 나무 젓가락을 뜯어 노란 계란말이를 집어들고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베어물었다. 짜다.

끼릭끼릭

2026. 02. 16. 3:00

로그인 후 릴레이 소설에 참여할 수 있어요.
목록으로 돌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