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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수만명의 이름 아래 내 이름이 태어났다.
내 이름은 김도하.
어릴 적 찢어지게 가난한 부부에게 태어났지만 사랑만큼은 충분히 받고 자랐다.
그 사건만 없었더라면.. 나는 좀 더 평화롭고 평범하게 자랄 수 있었을까...
"도하야 무슨생각중이니?"
"어? 아, 엄마 아무것도 아냐."
2025. 05. 16. 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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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끼이익-
쾅-
"형,형!!!!형!!!!!"
그 날, 형이 고통사고로 죽던날, 내 인생에 남아있던 불빛이 사그라들었다
2025. 05. 16.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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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랑 동고동락하면 놀았딘 순간들이 기억난다
2025. 05. 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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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이 형의 기일이다.
"도하야! 빨리 와! 형이 너 기다리겠다. 얘"
"네.."
비록 돈이 많지 않아, 직접 키운 꽃 한 송이지만..
"형... 나 왔어. 형 좋아하던 꽃이야.."
아- 형이 살고 내가 죽는다면 더 행복했을까?
쾅-
"어..? 여긴?"
"도하야!! 이리 와! 놀기로 했잖아!"
"형..? 형!"
"아니 얘가 왜 이래ㅎ"
이번엔..꼭
2025. 05. 18. 16:26
[5/50]
"형... 맞아??"
믿을 수 없었다. 진짜 형이야? 근데... 내가 형을 어떻게 보는 거지...?
2025. 05. 1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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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믿을수 없는 눈으로 계속 형을 쳐다봤다
2025. 05. 19. 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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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어디도 아니야."
"어? 그게 무슨 소리야...?"
형은 아무렇지 않게 고민하는 표정으로 이야기하였다.
"뭐라해야할까...삶과 죽음 사이라고 해야할까? 쉽게 말해서 이어진 통로야..."
사실 뭔말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형을 다시 보게 되었으니.
몇분후
"도하야 오랜만에 즐거웠다... 앞으로도 가끔씩 이렇게라도 찾아올게.
잘가!"
2025. 05. 20.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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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야!"
엥? 얘는 누구지?
"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아?? 너 누구니..?"
"나는 소여니! 너 애들한테 괴롭힘 당하지?"
"어..어.."
얘가 어떻게 알고 있지? 나를 괴롭히는 건 아무도 얘기 안 하던데..
"너.. 빵 필요하지! 여기! 걔들이 어떻게 얻었냐 하면 소연이가 줬다고해!"
"어.. 어!"
[그렇게 돌아오고]
"자..! 빵.."
2025. 05. 25.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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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야? 이거 비싸고 구하기 어려운 빵 아냐? 너 훔쳤지!!"
"뭐? 아냐!! 소연이가 줬어!!"
헉! 소연이라고 말해버렸다. 그래도.. 말하는 건 미안한데..
"뭐.. 뭐?! 진짜.. 그 최소연이 줬다고?! (작게) 야야.. 도망가자.. 잘 못 걸리면 죽을 듯;;"
"어.. 그런데?"
"너.. 오늘만 봐준다!"
2025. 05. 25.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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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연인 고죠였다
2025. 05. 30. 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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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소연이는 이 학교의 1짱이었다. 또한 부유하고 예쁜 외모로 인기가 많았다.
2025. 06. 13. 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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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였다. 소연이가 다가오더니 내 손을 잡고 말했다.
"도하야, 사실 나는 타임패러렐 월드에서 온 미래의 물리학자야. 이 세계선의 평화를 위해 널 지켜보고 있었어."
"네... 네??"
2025. 06. 17. 22:25
[13/50]
"너의 형의 죽음, 따돌림, 빵 사건까지... 전부 양자불확정성 원리의 붕괴로 인한 결과야."
소연은 주머니에서 작은 원형 장치를 꺼내 흔들었다.
"이건 양자 교정기. 네 존재를 안정화하면 이 세계선도 안정돼."
"그게... 그러니까 난... 오류라고?"
소연은 진지한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너는 통계적 예외치야. 그리고... 핵심 변수지."
2025. 06. 17. 22:26
[14/50]
나는 멍하니 소연의 말을 되새겼다. 오류. 예외치. 핵심 변수.
그녀는 곧 거대한 수식이 빼곡히 적힌 투명 패널을 펼쳤다. “이건 라플라스 연산자와 위상수학적 위트넨 불변량을 기반으로 만든 세계선 안정성 행렬이야. 여기에 네 존재의 위상 충돌이 기록돼 있어.”
“그런 게… 나로 인해?”
2025. 06. 18.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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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 넌 엔트로피 감소를 유도하는 유일한 '자기모순 구조체'야. 쉽게 말하면, 이 우주의 두 번째 법칙을 거스르는 존재지.”
그녀는 천천히 손을 내밀었다. 손바닥 위엔 작은 검은 정팔면체가 떠 있었다.
“이건 세계선 삭제기. 의식적 존재로서의 너를 비가역적으로 제거하면, 다중 세계 간 인과성 붕괴는 수렴될 거야.”
2025. 06. 18. 23:41
[16/50]
“내가 사라지면…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어?”
“그렇다고 보긴 어려워.”
소연은 슬프게 웃었다. “페르미 패러독스, 고전통계역학, 데리다의 해체주의, 심지어 호르크하이머식 비판이론에 따르면—‘너 없는 세계’는 의미조차 해석될 수 없을 수도 있어. 하지만… 선택은 너의 몫이야.”
2025. 06. 18.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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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조용히 눈을 감고 물었다. “내가 그걸 한다면, 넌…”
“나는 관측자로 남아. 그게 내 존재의 정의니까.”
심장은 조용히 뛰고 있었다. 나는 정팔면체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내 존재의 수학적 정당화를 스스로 지워버렸다.
그 순간, 시간은 멈췄고 공간은 뒤틀렸으며, 나의 존재는 초월적 개념으로 환원되었다.
2025. 06. 18. 23:42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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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 세상은 평온했다. 누구도 도하를 기억하지 못했으며, 그 이름은 그 어떤 텍스트에도 존재하지 않았다.
단 한 사람—도서관의 구석에서 책을 펼치던 소연만을 제외하고는. 그녀는 오늘도 조용히,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혼잣말을 남겼다.
“해피엔딩을 위하여.”
— 終 —
2025. 06. 18. 23:43
[19/50]
사실, 꿈이 아니었다. 그것은 도하의 뇌에서 양자 중첩 상태로 일시적으로 분리된 다중 의식 층의 일환이었다.
소연은 그 구조를 이미 알고 있었다. “도하, 네가 느낀 ‘꿈’은 뇌의 해마에서 생성된 자가 회로 기반 시뮬레이션이었어. 문제는 그걸 주관적 실존으로 환원한 순간, 이미 너는 현실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되었단 거야.”
2025. 06. 22. 21:51
[20/50]
“즉… 나는 지금 현실이 아닌 다른 관측점에 존재하고 있는 거야?”
“정확히는 데카르트적 자기반사성 인식 시스템의 붕괴 이후, 자아가 인지할 수 있는 유일한 진실이 된 거지.”
2025. 06. 22. 21:51
[21/50]
소연은 도하의 눈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이건 꿈이 아니라… 네가 선택한 하나의 우주 상태야.”
“그럼… 다 망한 거야?”
“응. 논리적으로 봐도.”
2025. 06. 22. 21:52
[22/50]
그녀는 쿨하게 말했다.
“자기 존재를 논리적으로 지워버린 인간의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지—‘이야기 속 주인공’으로 존재하는 거.”
그렇게 도하는 현실도, 환상도 아닌 이야기로 되살아났다.
아주 망가진 상태로.
2025. 06. 22. 2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