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3. 21.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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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미안했어. 많이 당황했지?”-카즈마-
카즈마가 하나코에게 사과했다. 차 안이 어두워 하나코에 얼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그녀의 마음이 상했음을 그 분위기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아냐, 괜찮아.“-하나코-
하나코는 멍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고, 카즈마는 애써 밝은 말투로 말했다.
"하하, 그래도 다행이야. 우리 가족은 전부 경찰이잖아. 하나 코 같은 여자를 데려가면 어떨지 걱정 많이 했는데, 생각보다 다들 반겨주어서 안심했어."-카즈마-
"나 같은 여자란 게 무슨 소리야?"-하나코-
"경찰이 아닌 여자란 뜻이야."-카즈마-
"카즈마, 무슨 말이 그래?"-하나코-
쌀쌀맞은 말투로 하나코가 답했다. 역시 하나코의 마음이 제 대로 상한 게 틀림없다.
그런데 오늘 하나코를 갑작스레 집으로 데려간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사실 카즈마에게 최근 선이 들어왔다. 상 대는 여경이었다. 카즈마 주위에도 사내 커플이 많았고, 그 대 부분이 중매결혼으로 맺어진 커플이다. 잦은 출동과 야근으로 이성을 만날 기회가 없다보니, 같은 일을 하는 짝을 찾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 된 것이다.
그러나 카즈마는 하나코와 결혼하고 싶었다. 이 사실을 부모님에게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오늘 급작스럽게 하나코를 집으로 초대한 것이다.
"정말 미안해. 경찰이라는 걸 숨긴 건 사과할게, 하지만 믿어 줘. 하나코와의 견혼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진심이야.“-카즈마-
"나 화 안 났어."-하나코-
‘아니야, 화났잖아.’-카즈마-
카즈마가 속으로 중얼거린다.
물론 경찰이라는 직업을 숨긴 것은 잘못된 행동이지만, 과거 에 자신이 경찰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별을 고한 여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파란불로 바뀌었어."-하나코-
하나코의 말에 카즈마는 액셀을 밟는다.
하나코와 알게 된 지 벌써 1년 반 정도 지났다. 처음 만난 장 소는 하나코가 일하는 도서관이었다. 빌린 책을 반납하기 위 해 도서관을 몇 번 찾았다가 그곳에서 사서로 일하는 하나코 와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수수하고 얌전한 여자, 그것이 하나코의 첫인상이었다. 하나 코는 이제껏 카즈마가 사귄 적 없는 스타일의 여성이었는데, 그 점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졌다. 만난 지 6개월 후 둘은 사 귀게 되었고, 하나코는 보기보다 심지가 굳고 확실한 주관을 가진 여자였다.
카즈마는 반년 전부터 하나코와의 결혼을 생각해 왔다. 물론 하나코에게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하지 않았다. 다만, 하나 코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 지레짐작했다.
아무튼 오늘 하나코를 집으로 데려간 것은 완전 실패였다. 하나코의 마음이 풀릴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런 다음에 정식으로 프러포즈를 할 계획이다.
“나 여기서 내릴게.”-하나코-
하나코의 말에 카즈마는 츠키시마 거리에 차를 세웠다.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에서 약간 떨어진 단독주택가였다. 하나코는 말없이 차에서 내렸고, 그 모습을 보던 카즈마가 말했다.
“연락할게.”-카즈마-
”응.“-하나코-
길을 걸어가던 하나코는 한 단독주택 안으로 들어간다.
하나코는 그곳에서 혼자 살고 있다. 하나코의 아버지는 전근이 잦은 건축회사에서 일했는데, 그 바람에 하나코의 가족은 어릴 때부터 자주 이사를 다녔다고 한다. 하나코에게는 오빠가 한 명 있는데, 오빠 역시 도쿄 어딘가에서 혼자 살고 있다고 했다.
카즈마는 몸을 뒤로 기대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마음이 너무 무거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운전석 창문 너머로 하나코가 들어간 집을 계속해서 바라보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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