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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갈치

2025. 01. 09. 목요일

조회수 44

밖은 여전히 뜨거웠다. 20년 전까지는 가을이 선선한 날씨였다고 하더라. 이 뜨거운 가을날의 기온이 그렇게 낮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물고기 인간들이 뻐끔거리며 도시를 돌아다녔다. 그들은 물고기와 다르게 인간 발이 달려있기 때문에 일정 시간동안 육지에서 돌아다닐 수 있다. 그것이 성가신 점이다.
  "뻐끔.. 뻐끔.. 뽀그르르.."
  어느 정도 탐색을 하고 근처 구조물에 앉아 쉬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물고기 인간들이 소란스럽게 한 곳으로 몰려들었다. 그것들은 일제히 뽀글거리며 저 멀리 움직이는 무언가를 향하고 있었다. 동물인가보다. 물고기 인간들은 인간뿐만 아니라 일반 동물도 잡아먹으니 운좋게 살아남은 길개나 길고양이, 또는 가축이겠지. 라고 생각한 찰나, 내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 살려.."
  "살려주세요! 거기 누구 없어요?"
  뻐끔거리는 소리 사이 희미하게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정확히는 목소리였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들고 다니던 방망이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곧바로 달려가, 방망이를 휘둘러 그곳에 몰려있는 물고기 인간들을 쫒아냈다. 철제 방망이가 물고기 인간들의 두개골에 사정없이 부딪쳤고, 나는 그것들을 피해 쓰러진 콘크리트 구조물 사이에 숨어있던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노란색 단발, 체육관 유니폼을 입은 여자였다. 그녀는 겁에 질린 표정이었다.
  몇몇 물고기 인간들이 쓰러지자, 물고기 인간들은 내가 있는 구조물을 피해 흩어졌다. 이제 위기에서 벗어났다.
  "괜.. 찮아요?"
  오랜만에 하는 대화다. 6개월만에 사람에게 말을 걸어 조금 더듬었지만 내 말을 듣고 그녀는 조금 안정된 모습이었다.
  "네, 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녀는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젖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물고기 인간과의 접촉은 없었던 것 같다.
  "덕분에 살았어요, 저는 류혜이라고 합니다. psc 체육관 관장입니다."
  psc 체육관. 도시가 멸망하기 전 전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체육관이다. 그런 체육관의 관장이 이런 젊은 사람일줄은 몰랐다.
  "아, 안녕하세요. 저는 강현비 입니다."
  일단 통성명은 했다. 하지만 이 사람을 온전히 믿을 수는 없었다. 일정 거리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게 좋겠습니다. 여긴 아직 위험하니까요."
  나는 그녀와 함께 근처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내 은신처를 공유하긴 무리다. 적당히 안전한 곳인 빌딩이 최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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