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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여름 오후 4시 하늘 아래 잔디에 놓인 나

Maypelai

2024. 08. 15. 목요일

조회수 30

나는 불면증이 있다.
아예 못 잔다는 것은 아니고 잠이 참을 수 없이 쏟아질 오전 4시 경에 잔다.
내가 불을 끄고 자려는 참이면 참마다 거울에 비치는 뭔지 모를 윤곽이 괴물 같고 벽에는 심해어의 아가미가 달려있고 침대 바닥에는 날카롭고 창백한 손이, 천장에는 긴 머리칼, 창 밖엔 목이 긴 것이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이 엄습한다.
불을 키고 자려고 해도 마찬가지다. 눈을 감는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이미 나에겐 어둠이다. 나는 어둠이 두렵다. 잠도 무섭다.
잠이 무서운 것은 그 어둠에서도 내게 좋을 것 없는 꿈만 보여준다. 깨어나고 나면 기억나는 건 기분 나쁜 일뿐인데 그것의 뼈대는 금방 사라져 의문의 불쾌감만 남기는 것.
그래서 나는 열 시간이고 열 두 시간이고 자도 개운하지가 않다.
이제 그런 꿈에서 벗어나 나를 씻어줄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여름 오후 4시 하늘 아래 잔디에 놓여서 떨어질 듯 내게 붙어있어 주는 빛을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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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나쁘기만 한 꿈...저도 그런 꿈만 꾼 적 있었는데, 그날이 기분 안 좋은 날이면 그런 꿈만 꾸는 것 같았어요.
마카다미아

2024. 08. 17.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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