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6. 26.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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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있었는데 마지막에 틀어졌다. 지금 기분이 어떻냐? 기분 안 좋냐? 그렇지 안 좋지 어떻게 좋을 수가 있어. 가끔은 그냥 지나가는 것도 괜찮아. 알고 있었잖아. 급식대 앞에서 저지하거나 막으면 금방 기분이 풀어지는 거, 왜 그랬을까? 너 알고 있지? 그래, 한 번 내 위엄을 시험해보고 싶었던 거야. 조금 진정되다가 지시를 따를 수 있을 거라고, 결국 안전하지 못한 길을 택한 거라고, 그렇지, 지도를 하는 건 괜찮아. 지금은 안전하지 못한 길을 택해 간 거라고, 생각이 너무 복잡해 무슨 말을 하려해도 떠오리지 않고 꼬이기만 하는 것 같다. 생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다. 어찌해야 좋을까? 앞으로 이것보다 더 심난한 상황도 많이 있을텐데, 앞으로 이것보다 더 심난한 상황도 많이 있을텐데 말이다. 겨우 이 정도 일로 이렇게 마음도 꼬이고 수까지 틀어지는 일을 만들었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래 물어보자. 지안이에게 너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으냐? 늘 그렇듯 부드럽고 따뜻한 사람, 유유히 담담하게 대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건 너무 추상적이고, 사실 그게 불가능한 걸 알잖아. 왜 너는 아이들에게 그런 선생이 되고 싶은 거냐? 왜 너의 불가능한 자질을 무시하고 이상적인 모습으로 아이들의 대하려고 하는 거냐? 지안이에게도 혹은 지안이보다 더 심한 장애를 가진 경우에도 그렇게 학생들을 여전히 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냐? 불가능한 거 알지. 불가능한 거 알아. 그건 나 역시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는 기대가 투영된 거라고, 적어도 선생이라면 그 정도 이상은 가져야한다고 생각해. 다들 이야기하잖아. 공포 앞에서 배운 것은 학습이 아니라 회피라고, 영속적인 변화가 아니라 임시적인 변화라고 말이야. 모든 게 다 안정적인 상태에서 보이는 모습이라야 자신의 본 모습이라고! 나 역시 아무도 없는 편안한 상태에서 내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비유로 말하자면 그런 상태에서 모습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생각은 좋다. 생각은 좋아. 왜 너는 너를 그렇게 힘들게 하는 거니? 왜 그렇게 스스로를 파멸과 비슷한 희생으로 내모는 거니? 너는 너를 소중하게 생기지 않아. 어차피 이룰 수 없는 목표에 가둬놓고 고통만 받게 만들고 있어. 끊임없이 죄책감을 느끼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할 지경까지 말이야. 좋아. 다 좋아. 그렇지. 다 좋아. 난 스스로를 옭아매고 있는 게 맞아. 그러나 생각해보자. 모든 사람이 어떤 것에든 다 묶여있어. 사실, 이것보다 나은 올가미가 있는 거야. 내가 이걸 선택하는 것이 사회에 아무런 기여도 없는 그런 쓸모없는 쓰레기같은 행위인건가? 말해보라고, 넌 정말 그렇게 생각해.
효용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한도 끝도 없지, 구별할 수 없고 측량할 수 없어. 그런 이야기로 빠진다면 세상 그 무엇도 비판받을만한 것이 없지. 넌 모든 논리가 빠져나가는 짬통 속에 내 이야기를 끌고가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더 나은 방법이 있다면, 그것도 아니라면 조금더 나를 챙기는 그런 아이디어를 찾으라는 말이니?
그렇지. 넌 언제나 너를 돌보지 않아. 희생도 좋다만 언제나 희생은 정말로 희생이 될 각오가 되어있을 때에만 값어치가 있는 거야. 희생했다고 아무도 알아주지도 않고, 오히려 욕을 한다고 했을 때 기운이 빠지고 힘이 없어진다면 그건 네 의도를 의심해봐야해. 그건 희생이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었다는 증거니까.
맞아. 난 내 희생이 누군가로부터 인정받기를 희망해.
그리고 넌 그 희생을 보임으로써 네가 조금더 남들보다 선한 사람, 도덕적으로 우월한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지. 너의 커다란 관심사는 거기에 얽매여 있어. 그게 나쁘다는 이야기가 아니야. 네가 진정으로 희생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자신이 충만하다면 나라도 너희 희생을 격려하겠어. 하지만 넌 아직 아니야. 내가 이렇게 이야기한다고해서 네가 진정한 희생을 할 수 있는 그릇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야. 너도 그럴 수 있어. 도덕에는 무슨 초월적인 능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거든. 그래서 보통사람들이 그렇게 도덕으로라도 우월해지려 노력하는 거 겠지만, 만약 이런 상태라도 네가 정말 충만하다면 그렇게 선택하는 게 당영한 거야. 세상에, 자신의 생각이 조정된 것이라고 하면 소름끼쳐하면서 왜 선행, 희생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거지. 난 너의 희생과 선행이 그저 충동, 강박, 세뇌 같은 것 따위에 조정돼 일어나지 않길 바랄 뿐이야. 네가 학생을 생각하는 것처럼 너 자신에게도 그렇게 생각하도록 해. 단계별로 단계별로 차근차근, 설마 충동적이고 즉흥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희생을 하려고 그렇게 목을 매다는 건 아니겠지. 오, 영진아. 너의 충동성을 어떻게 하면 좋으니. 그래. 단계별로, 단계별로, 조금씩 조금씩 가자. 그렇게 가자. 그렇게.
내 선에 대한 결심이 섯불렀다는 생각이 드네. 그래. 선에 대한 결심도 계획하고 차근히 결심해야 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내가 할 수 없는 부분까지 밀고 나가려해도 결코 충동적이어서는 안 되지.
그래. 오늘 지안이와의 문제는 어떻게 할 작정이야. 어머니에게 전화할 꺼야. 마치 참회듯이.
글쎄, 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전화하고 허심탄회하고 대화를 해야한다고 봐. 지금까지 너와 대화한 것은 이것과는 별개의 문제니까.
넌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잘못하고 죄송하다고 하지.
그래서 그냥 말 없이 넘어가라는 말이니.
그게 아니야. 난 이런 행동 역시 떠밀려서 하는 것 같아 하는 말이지.
맞아. 맞아. 이건 떠밀려서 하는 거야. 나도 내 동기의 원인이 뭔지 모르겠어. 난 그저 지안이 어머니가 이 상황을 잘 받아들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 평생 돌보셔야 하잖아.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그저 별개의 문장을 그냥 연결한 것 같은 느낌이야. 전화를 한다는 것이 그저 학생을 평생 돌봐야하기 때문이라니 솔직히 말이 풀리는 속도 때문에 논리가 정교히 따라붙지 않는 것 같네. 너를 생각해. 왜 너를 위해 전화를 해야한다는 거야?
여전히 내가 지안이를 돌보고 지도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파악했으니, 그리고 개선점도 떠올랐으니 이렇게 지도하겠다고 알리려고 하는 거야. 갑작스러운 제지나 지도는 전혀 먹히지 않고 오히려 거부감을 끌어올린다는 걸 알리기 위해서야. 그리고 난 지금 특수교사고, 난 이 일을 잘 못하고 있지만 그래도 엉망으로 하고 싶지는 않아서 그래. 난 이 결심이 세뇌든, 충동의 결과일 수 있겠지. 하지만 내 주변을 잘 가꾸지 못하는 나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괜찮은 내가 되어 괜찮은 세상이 되는데 괜찮은 시도를 하려는 거야. 난 지금 이 행동을 선행이나 희생정신을 끌어올리는데 사용할 단계별 과제로 삼으려 해.
그래. 굳 럭이다. 바이.
2시 50분 전에 지안이어머니와 통화했어. 역시 전화하길 잘한 것 같아. 완벽하지 않아도 돼. 그저 마무리짓기 완결하기를 목표로 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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