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2. 27.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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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장 – 빼앗긴 학교
학교는 아이들에게 배움의 터전이어야 했지만, 일제강점기의 학교는 자유가 없는 감옥과 같았다. 교실 벽에는 일본 국기와 천황의 초상이 걸려 있었고, 매일 아침마다 학생들은 그 앞에서 절을 해야 했다. 어린아이들의 눈빛은 두려움으로 가득했고, 그들의 목소리는 억지로 강요된 충성의 맹세로 메워졌다.
김하정은 늘 그 순간이 가장 싫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면서도 마음속으로는 태극기를 떠올렸다. “나는 조선 사람이다.” 그 말은 입 밖으로 낼 수 없었지만, 가슴 속에서는 언제나 울려 퍼졌다.
수업은 일본어로만 진행되었다. 교사는 아이들에게 일본어로 글을 쓰게 하고, 조선어를 쓰면 매질을 가했다. 하정은 책상 밑에 몰래 한글 낙서를 남겼다. 작은 글씨로 “하정”이라고 적은 그 흔적은, 그에게 있어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어느 날, 교사가 교실에 들어와 학생들을 향해 물었다.
“너희는 누구의 신민이냐?”
아이들은 두려움에 떨며 “천황 폐하의…”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하정은 끝내 입을 열지 않았다. 순간 교사의 눈빛이 번뜩였고, 그는 하정을 앞으로 끌어냈다.
“왜 대답하지 않느냐?”
하정은 떨리는 손을 꼭 쥐며 고개를 숙였다. 말하지 않는 것이 그의 저항이었다. 교사는 분노에 차서 회초리를 휘둘렀다. 매질이 이어졌고, 하정의 몸은 피투성이가 되었다. 아이들은 숨을 죽였고, 교실은 정적에 휩싸였다.
그날 집으로 돌아온 하정은 흐느끼며 어머니 품에 안겼다. 어머니는 눈물을 닦아주며 속삭였다.
“하정아, 힘들어도 잊지 마라. 우리는 조선 사람이다. 언젠가 이 땅은 다시 우리 것이 될 거야.”
그 말은 어린 마음에 깊이 새겨졌다. 고통은 컸지만, 하정의 눈빛은 꺾이지 않았다. 그는 매질의 상처를 안고도 다시 책상에 앉아 한글을 적었다. 글자는 삐뚤삐뚤했지만, 그 속에는 꺾이지 않는 의지가 담겨 있었다.
학교는 여전히 억압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하정에게는 그곳이 저항의 시작이기도 했다. 그는 깨달았다. “말하지 않는 것도, 잊지 않는 것도, 모두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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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2. 28. 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