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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는 순간

거지유

2025. 09. 19. 금요일

조회수 15

[챕터1 : 버려진 정원]
1년 5개월 전, 나는 유학을 가게 되었다. 갑작스러웠지만 아담하지만 넉넉한 정원이 있고 그다지 낡은 집이 아니여서 꽤 만족하며 지내고 있었다. 앞에는 예쁜 동산이 있어서 그것을 한번 보는것이 하루일과의 일부가 되었다.
내가 이 집에 온지 세달 쯤 됐을 무렵, 옆집에 나와 또래의 친구가 이사를 왔다. 그 친구는 자기의 집 정원을 보더니 이게 정원이냐는 식으로 얼굴을 찌푸렸다. 그러더니 집에 들어가서 예초기를 들고 나오더니 인정사정없이 잡초를 다 잘라냈다. 30분도 걸리지 않았다. 별 생각 안들었다. 우리 집 잡초도 대신 정리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밖에 들지 않았다.

[챕터2 : 가꿔지는 정원]
옆집에 친구가 들어온지 어느덧 한달이 다 되어갔다. 나는 어김없이 집에서 나와 기지개를 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옆집 친구는 오늘도 정원을 가꾸고 있었다. 왜 저렇게까지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집 앞 동산을 보려고 앞을 응시하는데 동산이 보이지 않았다. 우리집 잡초들이 너무 많이 자란탓에 내 눈까지 자라게 되었다. 아무리 잡초를 제쳐봐도 끊임없이 눈 앞을 가렸다. 짜증났다. 그걸 본 옆집 친구가 나를 부르더니 “예초기 빌려줄까?” 라고 말했다. 잔디를 깎기 귀찮아서 거절했다. 하지만 내가 불쌍해 보인것일까 직접 예초기를 가져오더니 인정사정없이 깎기 시작했다. 10분 정도 지났나? 집 앞 잡초들은 모조리 깎여 없어지고 군인들 머리카락처럼 까끌까끌하게만 남아있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였는지 그날 하루도 기분이 몹시 좋았다.

[챕터3 : 꽃이 피는 정원]
어느 덧 가을에서 겨울을 지나 봄이 찾아왔다. 봄에는 참 이쁜 꽃이 많은 것 같다. 동산에도 꽃이 가득 펴서 요즘엔 두번 보는 것이 내 하루일과가 되었다. 그리고 내 일정표에 또 한가지 추가된 것이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꽃을 들고 정원에 심는 것 이었다. 옆집 친구도 함께 꽃을 꽂는다. 내가 꽃을 심는 이유가 남들이 다 하니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번 하니까 기분도 좋고, 열심히 하고 싶은 의지와 사명감이 생긴건데.
이것이 내 일과가 되고 나서부터는 굳이 동산까지 눈을 뻗지 않아도 된다. 우리집 정원이 곧 동산이기 때문이다. 정원에는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같은 다양한 꽃들이 있다. 오늘은 히아신스를 심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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