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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약속' 21

애나🍬

2025. 04. 12. 토요일

조회수 31

에리엔은 몇주 후, 치유사의 노력 덕분에 완전히 회복할수 있었다.
그러나 에리엔을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바로 에리엔은 곧 약혼자를 찾아야 하며, 그를 위한 무도회를 열거라는 것,또한 자신의 호칭이 ''공주님' 에서 황녀로 바뀌었다는 사실.
에리엔이 황녀로 공식 임명된 후, 이르셀리아 황후 마마는 시녀들을 조용히 불러 단호하게 명령했다.
“앞으로는 에리엔을 ‘황녀’로 부르도록 해라. 감히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
그 명령은 오늘, 무도회가 열리는 날 더욱 실감되었다.
이번 무도회는 황녀 에리엔의 약혼자를 찾기 위한 자리였다. 제국 전역에서 내로라하는 명문가의 귀족 청년들이 몰려들었고, 모두가 황녀의 반려로 선택받기 위해 정성껏 차려입고, 준비된 미소를 얼굴에 걸고 있었다.
황금빛 샹들리에 아래, 화려한 무도회장이 문을 열고, 에리엔이 들어서자마자 모든 시선이 그녀를 향해 쏠렸다.
은은한 파스텔 블루 드레스에 반짝이는 티아라, 고풍스럽게 땋아 내린 은발은 그야말로 신비로움 그 자체였다.
“황녀, 오늘 밤의 주인공이시군요.” “첫 춤의 영광을 제게 허락해 주시겠습니까?” “황녀와의 대화를 기다려왔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그녀를 중심으로 수많은 귀족 청년들이 한꺼번에 다가왔다. 그들의 눈빛은 모두 정중했지만, 그 안에 깃든 야망은 감춰지지 않았다. 에리엔은 갑작스레 몰려드는 인파에 잠시 당황했지만, 곧 시선을 돌려 멀리 서 있는 라비안을 보았다.
그는 그저 말없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리엔은 그의 시선에서 무언가를 읽은 듯했지만, 이내 고개를 돌리고 다가온 청년들과 차분히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라비안의 곁에, 이르셀리아 황후 마마가 다가왔다.
황후는 아무 말 없이 잠시 라비안을 바라보다, 싸늘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황녀를 향한 네 시선이 불쾌하구나.”
라비안은 놀라움과 함께 고개를 숙였다.
“…황후 마마.”
“그 아이는 이제 제국의 중심이다. 황녀가 되었다는 게 무슨 의미인지 알겠느냐?
그 아이는 선택받은 자고, 넌… 그저 그림자에 불과하다.”
라비안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차가운 눈빛 속에서 무언가를 억누르듯 말했다.
“전, 그저—”
“그만!!!!!!”
황후는 날카롭게 외쳤다. 그녀의 음성이 무도회장의 한쪽을 찢듯이 울렸고, 몇몇 시녀들과 귀족들이 흠칫 놀라 시선을 돌렸다. 그러나 황후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내가 너를 곁에 두는 이유는 충성 때문이다. 그 이상은 바라지도, 허용하지도 않아.”
황후는 라비안을 똑바로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
“네 손엔 피가 묻어 있다. 그런 손으로, 감히 황녀의 곁을 탐하지 마라.
기억해라. 감정은 신하의 권리가 아니다. 감히 기어오르지 마라, 라비안.”
라비안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가슴 깊이 새기듯, 그 말을 조용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무도회는 계속되었다. 음악은 울리고, 젊은 남녀들이 춤을 췄다.
하지만 화려한 그 축제의 그림자 속, 라비안은 홀로 서 있었다.
그의 자리만이, 유독 쓸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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