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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약속' 18

애나🍬

2025. 04. 09. 수요일

조회수 46

한밤의 숲 속, 말이 매어져 있는 자리까지는 아직 거리가 있었다. 라비안은 에리엔의 손을 잡아 끌며 조심스레 숲길을 달렸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조금만…”
하지만 그가 몇 걸음 앞서 나간 순간, 뒤따라오던 에리엔이 비틀거리다 그대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다리에 힘이 완전히 풀려버린 것이었다. 그녀의 입술은 파르르 떨렸고, 숨은 얕고 가팔랐다.
“라… 라비안… 미안해요… 몸이… 말을 듣질 않아요…”
그녀의 목소리는 힘없이 떨렸고, 라비안은 급히 그녀에게로 돌아왔다.
“괜찮아요, 내가—”
그는 말없이 그녀를 품에 안았다. 너무 가벼웠다. 고통에 시달려 앙상하게 여윈 몸이 그의 품 안에서 떨리고 있었다.
“이제 괜찮아요, 내가 데려갈 거예요. 절대 다시, 이런 곳에 두지 않겠어요.”
라비안은 그녀를 꼭 끌어안은 채로 말이 있는 곳까지 전속력으로 달렸다. 어두운 숲을 가르며 그는 숨이 차오르는 것도 잊고 오직 한 사람만을 생각하며 달렸다.
그는 곧 말에 도착했고, 단숨에 안고 있던 에리엔을 조심스레 안장 위에 올린 뒤 자신도 함께 올라탔다. 그녀를 품에 꼭 안은 채, 라비안은 말의 옆구리를 차며 성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성으로 향하는 길, 그는 단 한 번도 말을 멈추지 않았다. 에리엔은 라비안의 품에 안겨 거의 정신을 잃은 채, 가끔씩 그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그러다 마침내 성이 눈앞에 들어왔고, 그때였다. 사냥복을 입은 무리와 마주쳤다. 가장 앞에 선 이는 바로 아르세인이었다.
"라비안?"
그의 목소리에 병사들이 뒤를 따랐다. 모두가 그를 향해 말을 몰았다.
아르세인의 시선은 라비안의 품에 안긴 에리엔에게 고정되었다. 그녀의 상처 입은 모습에 눈빛이 흔들렸다.
"에리엔…? 대체… 무슨 일이야? 라비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라비안은 고개를 살짝 돌려 차분하게 말했다."지금은 설명할 시간이 없습니다. 쫓기고 있습니다. 카리사 무리가 곧 이쪽으로 올 겁니다."
아르세인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시 후,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성으로 간다. 다들 따라!"
성문이 가까워졌고, 문은 긴급히 열렸다. 일행은 말 그대로 돌진하듯 안으로 들어섰고, 곧바로 성문이 닫혔다. 뒤이어 나타난 그림자들이 성벽 너머로 스치듯 지나갔다.
“치유사를 부르라!”
아르세인의 외침과 함께 치유사들이 달려왔다. 들것이 놓이고, 에리엔은 옮겨지려 했으나 그녀의 손끝이 라비안의 소매를 붙잡았다.
“…라비안…”
힘겨운 목소리에 라비안은 무릎을 꿇고 그녀의 손을 감싸쥐었다.
“에리엔, 괜찮아요. 이제 당신은 안전해요.”
에리엔은 겨우 웃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살아줘서… 고마워요…”
라비안은 눈을 감고, 그녀의 손을 가만히 입맞춤했다.
“내가 오히려 고맙습니다. 당신이 버텨줘서… 내가 지킬 수 있어서.”
그의 말과 함께, 밤하늘 아래로 별빛이 고요히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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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방금 처음부터 읽었는데 너무 재밌네요!!!!ㅋㅎㅋㅎㅋㅎ 많이올려주세요!!
smile

2025. 04. 0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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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스마일님 잘읽으셨어요!! 진짜 드라마 수준임ㅋㅋ
새삥😎

2025. 04. 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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