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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약속' 15

애나🍬

2025. 04. 09. 수요일

조회수 41

창밖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침실 안은 조용했고, 에리엔은 아무 말 없이 창가에 서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는 멍하니 성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공주님.”
낯익은 하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린 에리엔은 그녀의 떨리는 표정을 보고 불안한 예감을 느꼈다.
“…왜 그러죠?”
하녀는 주춤거리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라비안 호위무사님께서… 방금 전, 저에게 이런 부탁을 하셨어요. ‘공주님께, 나 대신 전해 달라. 내가 잠시 먼 곳에 다녀올 거라고…’”
에리엔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지금… 떠났다는 건가요?”
“예. 방금 전에 마구간에서… 말을 타고—”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에리엔은 치맛자락을 움켜쥐고 달리기 시작했다.
복도, 계단, 정문. 그녀는 숨이 찢어질 듯 달렸다.
그러나—
성문 밖, 희뿌연 먼지를 가르며 말을 달리고 있는 라비안의 뒷모습만이 보였다.
그녀는 그 자리에 멈춰섰다.
외쳤지만, 목소리는 바람에 삼켜졌고
그는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다.
“라비안…!”
허공에 메아리처럼 울리는 이름.
그러나 대답은 없었다.
며칠 뒤.
침실에 앉아 있던 에리엔의 앞에 또다시 하녀가 찾아왔다.
이번엔 눈동자부터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공주님… 들으셨나요…?”
에리엔은 조용히 고개를 들었다.
“무슨 일이죠…?”
“라비안 호위무사님이… 사막 경계 근처에서…
전사하셨다는 소문이…”
그녀의 말에
에리엔의 숨이 멎는 듯했다.
“그럴 리 없어.”
조용히 일어선 그녀는 중얼거렸다.
“그럴 리가 없다고요…”
하녀가 놀란 눈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에리엔은 겉옷을 걸쳤다.
그리고—
그녀가 나서려던 순간,
문 앞을 막아선 건 아르세인이었다.
“…어디 가는 거야.”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단호했다.
“라비안을… 찾으러 갈 거예요.”
“그가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잖아.”
“소문일 뿐이에요.”
에리엔은 그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 사람이… 그렇게 떠날 리 없어요.”
아르세인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를 왜 이리 믿지?”
“왜냐고요…?”
에리엔의 눈동자에 맺힌 눈물이 떨렸다.
“그 사람이… 제 전부였으니까요.”
아르세인은 잠시 말을 잃었다.
그러나 그녀는 더 이상 그의 만류를 듣지 않았다.
망설임도, 주저함도 없이
한밤중의 바람 속으로 그녀는 뛰어들었다.
그녀의 마음엔 단 하나의 확신만이 있었다.
라비안은 살아 있다.
그리고, 반드시… 자신이 그를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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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라비안을 찾으러....? 그것도 한밤중에??
새삥😎

2025. 04. 09.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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