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4. 06.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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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아파요… 제발, 다들 나가주세요…”
소연의 말에 아르세인은 잠시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다. 에리엔, 푹 쉬어.”
그는 차분하게 라비안을 한번 째려본 뒤, 문을 열고 나갔다.
그 뒤를 라비안도 조용히 따라나갔고—문은 ‘탁’ 하고 닫혔다.
소연은 베개에 얼굴을 묻으며 중얼거렸다.
“하아… 살겠다… 드라마보다 더 정신 없잖아…”
이불을 목까지 끌어올리고, 그녀는 그대로 잠들 듯 몸을 말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희미한 촛불 아래, 방 안엔 누군가의 기척이 있었다.
소연은 미세한 인기척에 눈을 반쯤 떴다.
“……?”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창가 쪽에서 그림자 하나가 앉아 있었다.
“?!”
화들짝 놀라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괜찮습니다. 다가가지 않을 테니… 편히 계십시오.”
낮고 조용한 목소리. 라비안이었다.
그는 갑옷도 벗은 채, 망토만 걸치고 의자에 앉아 있었다.
“…왜 안 나가셨어요?”
“공주님의 곁은, 쉽게 비워둘 수 없습니다.”
소연은 머리를 긁적이며 웅크렸다.
“…계속 있었어요?”
“처음부터 나가지 않았습니다.”
그 말에, 소연은 민망함에 볼이 붉어졌다.
“그럼… 나 이불 속에서 엄청 뻘쭘한 말 한 거 들었겠네… 아, 최악이야…”
그는 입꼬리를 아주 살짝 올렸다. 어울리지 않게, 그 표정은 은근히 다정했다.
“…하지만 귀여웠습니다.”
“……?!”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 말투도, 표정도 너무 진지해서…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라비안은 다시 창밖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
“전쟁터는 단 하나의 소리만으로도 목숨이 오갑니다.
방금, 이 방 근처에서 아주 미세한 마법의 기척이 느껴졌습니다. 누군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게 무슨…”
“당신은, 단순한 공주가 아닙니다.
누군가 기억을 조작했고, 당신의 주변을 바꾸려 하고 있어요.
그것도 아주 교묘하고 정교하게.”
소연은 숨을 삼켰다.
이건… 드라마도, 게임도 아닌, 진짜 현실이었다.
라비안은 조용히 다가와, 그녀의 곁에 무릎을 꿇고 시선을 맞췄다.
“제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명령 때문이 아닙니다.”
“…그럼 왜…”
“…당신이, 처음으로… 나에게 ‘인간’이 되게 해줬으니까.”
소연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차가운 대장군의 눈빛 속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따스함이 담겨 있었다.
“당신을 지키는 건 의무가 아닙니다. 내… 바람입니다.”
그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말없이 자리로 돌아가 다시 앉았다.
그리고, 한 마디를 덧붙였다.
“걱정 마십시오. 잠드는 순간까지… 여긴, 안전합니다.”
소연은 조용히 누워, 그의 등 너머를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어쩐지—심장이 조금, 덜 불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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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4. 07. 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