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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

아리윰

2025. 03. 22. 토요일

조회수 69

놀이공원. 아이들의 꿈과 사랑이 가득한 곳. 그리고, 연인들의 명소.
예전 같았으면 쳐다도 안 봤을 거다.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언제 와?〕
〔미안, 미안ㅠㅠ 차가 너무 막혀서ㅠㅠ〕
〔얼랑 오세요〕
이쪽은 몇 달 전에 사귄 남자친구.
크…. 이 한마디만 해도 얼마나 짜릿한지 아는 사람은 다 알 것이다.
내 남자친구는 가히 완벽한 내 이상형이라고 할 수 있다. 강아지상 얼굴에, 헤어 스타일, 다정다감한 성격, 동갑, 취미는 피아노. 올해 초에 처음 만났는데, 보자마자 너무 내 이상형이라서 내가 꿈꾸는 줄 알았다.
…뭐, 약속 시간에 늦는 건 별로지만. 그렇지만 차가 막혀서 그런 거면 인간미 정도로 해야지.
〔혹시 많이 늦…〕
까지만 적었다가 곧바로 삭제했다. 조금만 기다리면 오겠지. 핸드폰을 가방 주머니에 넣은 후 하염없이 입구 쪽을 바라보며 남자친구를 기다렸다.
역시나 내 예상은 정확했다.
"미안, 미안!"
"…얼랑 와."
멀리서 뛰어오는 폼도 참 멋져서 나도 모르게 멍을 때려 버렸다. 누구 남친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멋진 남자야….
"많이 기다렸지? 미안해."
"조금."
"삐진 거야? 미안해…."
안 삐졌지만. 삐진 걸로 해야겠다.
대충 불퉁한 얼굴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그러자 라온이의 얼굴빛이 종이처럼 하얘졌다.[이름도 라온, 순우리말이다! 완벽해(?)] 그 모습이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나왔다.
"푸핫!"
"웃지마…."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리는 모습도 어찌나 귀여운지! 이럴 때면 라온이 나보다 나이가 적은 것 같다. 하지만 반전 매력은 중요하거나 진지할 때 나오는 칼같은 성격.
"괜찮아. 안 삐졌어. 얼른 들어가자."
"그래."
라온이 자연스럽게 내게 손을 내밀었다. 살짝 웃으면서 라온의 손을 마주 잡았다. 손을 마주 잡는 건 이제 많이 익숙해졌다. 처음에는…, 아니다….
크고 든든한 손은 날 지켜줄 것만 같은 안정감을 준다. 정말로, 완벽한 데이트의 시작이다.
*
"솜사탕 먹자!"
라온이와의 데이트 중에서 가장 난감한 점을 뽑자면, 이런 거다. 어미 새 마냥 나에게 뭔가를 주고, 먹이려고 한다. 덕분에 저번에는 살이….
"살 찌는데…."
"네가 살이 어딨다고. 정 먹기 싫으면 안 먹어도 돼."
이런 매너남.
어쩔 수 없이 솜사탕을 한입 베어 물었다. 설탕의 단맛이 입안을 돌아다녔다. 이 맛이지…. 홀린 듯 라온이가 준 솜사탕을 먹었다. 핑크색이 점점 사라지고 나무 막대기만 남자 그제야 잘 바라보며 킥킥- 거리는 라온의 웃음이 보였다.
"왜?"
"입."
라온이 웃으며 제 입가를 건드렸다.
그제야 솜사탕의 찐득함이 입가에서 느껴졌다.
어쩐지 계속 웃더라. 쪽팔려….
"그거 손으로 하면 힘든데."
"나 휴지 없는데…."
"으음~ 그럼…,"
쪽-
으아아악!! 아니지. 그래도 꽤 익숙해졌잖아…? 하지만 새빨갛게 달아오른 얼굴은 숨기지 못했다.
"푸흡. 귀여워."
"잇…."
달아오른 볼을 손으로 매만졌다. 나쁘지 않은 온도였다. 아니, 정정하겠다. 활활 불타오르는 듯한 온도가 왠지 걱정될 정도였다.
"어디 아파?"
"ㅇ, 아니!? 크흠. 그러니까, 아니."
너무 붉어졌는지 아픈지 안부를 물어보는 라온. 조금 많이 부끄럽다…. 얼른 고개를 돌리며 얼굴을 가렸다.
"봐봐."
라온의 손길에 다시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이마에 손을 갖다 댄 라온은 멀쩡한 온도에 당황한 듯 했다.
그리고 곧이어, 또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ㄱ, 그만 웃어!"
쥐구멍이 어디 있더라….
"…좋아서 그래."
…뭐라고?
"너랑 있는 순간이 좋아서 그래."
"그, 어…."
갑자기 심쿵 해버렸다. 더없이 진지하면서도 눈은 곡선을 그리며 웃고 있으니, 정말이지….
아, 어떻게 해야 이 얘를 사랑하지 않을까. 아마 나는 평생, 그걸 하지 못할 것이다.
"…나도."
*
시간은 빠르게 지났다.
왜 라온이랑 있는 순간순간은 전부 빠르게 지나는지 모르겠다. 너무 좋아서 그런 걸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대관람차에 올라탔다.
"으아…."
"무서워?"
"ㅇ, 아니!"
해가 진 밤하늘엔 그리고 앞을 알 수 없는 어둠이 깔려 있었다. 그럴 때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라온이를 바라본다.
라온이와 함께하면, 어둠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늘 같이 어둠에서 전진하고 싶을 정도로.
"혜은아."
"응?"
"오늘 재밌었어?"
"당연하지. 왜?"
어딘가 각잡은 듯한 라온이의 말에 의문이 들었다. 갑자기 유학을 간다는 듯한 말이 나올 까봐 무서운 건 왜일까. 아니야, 그런 생각하지 말자.
"혜은아."
"또 왜 불러. 불안하게."
라온이가 싱긋 웃어주며 나를 바라보았다. 눈빛에는 사랑스러운 것을 보는 듯한 따뜻함이 달려 있었다.
그렇게 날 바라보던 라온이 뜬금없이 숫자 3을 만들며 손가락을 내밀었다.
"3."
"응?"
"2."
"뭐하는…"
"1."
펑-!
순간 하늘에서 불꽃이 터졌다. 아름다운 자태를 그린 불꽃은 하늘을 밝게 만들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마치 영화 속에 있는 것 같았다.
"라온아…?"
"혜은아."
라온이 자리에서 일어나 바닥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가슴이 벌렁벌렁 뛰고 있었다. 눈앞의 상황이 도저히 현실인지 믿을 수 없었다.
"사랑해."
"이, 이ㄱ…."
"늘 네 곁에 있을게."
라온이 반지를 내밀었다.
손이 덜덜 떨렸다. 가슴은 진정할 기미가 없었다. 하지만 대답은 꼭 해야했다. 아니, 하고 싶었다. 나는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나도 사랑해."
라온이 내 손에 반지를 끼워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서서히 나에게 다가왔다.
뒤에서 한 개의 불꽃이 환하게 터졌다. 너무나도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
.
.
으아아아…. 손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이렇게 달달구리한 글을 내가 쓸 줄이야. 남는 게 ○○ 라는 말을 꼭 넣고 싶었는데, 아쉽….
자세한 후기는 다음 글에.
지금 확인한 건데 엄청 길어요. 스크롤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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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panda2 님. 왜 그러세요. 지금 상당히 부끄러운데요…. 이런. 비공개로 그런 말을 하시다니. 수정했습니다. 하핫.

견주Yool 님….
…그냥 글 삭제할까(?).
속상한 것 아니고요, 굉장히 쪽팔리네요. 하핫.

#1 자유 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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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아아아아악!!!!! 아리윰님이 이런글을!!
panda2

2025. 03. 2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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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
놀라운 장르네요.. ㅋㅋㅋㅋ 재밌긴 한데... ㅋㅋㅋㅋ
달달구리하니 또 글 올려주셔도 재밌게 읽을것 같습니다!!
견주Yool

2025. 03. 25. 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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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진짜 적어주셨네.. 이 다 썩어버리고 갑니다 ㅜㅜ
만렙민초당

2025. 03. 24.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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