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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소하지만 후회됐던 일

클래스비누

2022. 02. 20. 일요일

조회수 358

나는 맛있는 걸 제일 나중에 먹는데, 급식 한 번을 받아도 고기 반찬은 맨 마지막에 먹는다. 그 취향은 군것질을 할 때에도 나타난다.

여러 종류의 과자가 있다면 가장 싫어하는 과자가 담긴 봉지부터 뜯는다. 한 봉지를 받아도 가장 크고 소스가 많이 묻어있는 것은 남겨두고 나중에 먹는다.

그렇게 두고두고 먹는 간식들에는 사탕도 있다. 오늘은 사탕을 먹었는데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탕이었다.

어렸을 때 즐겨 먹었던 기억 덕분에 좋아하는 조그만 사탕. 작고 네모난 봉지에 사탕이 포장된 사탕. 네 개 중 하나를 골라 먹기로 했다.

포장지 색에 따라 맛이 다른 사탕이었는데, 보라색, 주황색, 분홍색, 하늘색이 있었다. 나는 언제나처럼 좋아하는 맛을 나중에 먹기로 결심한 채 먹을 사탕을 찾아보았다.

예상한 맛은 각각
보라색 = 포도맛
주황색 = 오렌지맛
분홍색 = 딸기맛
하늘색 = (뭐지)맛

이었다. 아무리봐도 하늘색은 예상할 수가 없었다. 예상은 할 수 없어도 선택은 해야 한다. 한 가지를 고르라면 뭘 먹을까. 그걸 5분동안이나 고민한 내 인생도 참 레전드인 것 같다.

포도나 오렌지의 맛은 꽤 좋아하고 딸기맛은 콜라, 사이다맛 다음으로 가장 좋아했기에 하늘색을 골랐다.
'그래도 맛있는 맛이겠지...?'

하늘색의 포장지를 뜯어보았다. 리본 모양으로 포장된 포장지를 돌돌 돌려 풀자 하늘색의 사탕이 보였다. 약간 반신반의하며 입에 넣은 하늘색의 사탕은 톡톡 튀는 사이다맛을 냈다.

'...사이다맛?'

내가 콜라 다음으로 좋아하는 맛. 과일 맛보다는 좋아하는 맛. 가장 좋아하는 걸 맨 처음으로 먹었다. 이제 저 맛의 사탕은 다신 먹을 수 없어.

그걸 깨달은 순간, 너무 후회되었다. 5분동안이나 고민한 게 이거라니. 말도 안 돼!!!

...

여기까지 읽으면, 이 글을 쓴 애는 대체 뭐지 싶을 것이다. 그래, 앞선 글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취향에 안 맞는 걸 골라서 후회됐음'

이니까, 그런 사소한 걸 가지고 그러냐고 할 수도 있다. 사실 사소한 수준을 넘어서 왜 신경을 쓰는 건지도 모르는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꽤 큰일이었다. 난 뭔가를 먹을 때 문제점이 꽤 많다. 맛있는 걸 늦게 먹는 걸로 끝나지 않는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너무 아낀다'는 것. 좋아하는 간식은 두고두고 먹는답시고 몇 달을 기다렸다가 많이 버리게 된다.

그렇게 똥이 될 때까지 아껴둔 걸 꺼내 먹는 날, 제일 별로인 하나를 먹겠다고 5분을 썼다. 내 인생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1분 1초... 그걸 5분이나! 그래놓고 결과가 최악이라니. 짜증과 동시에 후회가 밀려왔다.

마침 내 주변에 있던 엄마는 내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 있으니 훌훌 털어버리라고 하셨다. 난 열심히 그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후회가 된 건 어쩔 수 없었다. 꽤 마음 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이 일을 경험삼아, 다음부터 사탕은 하늘색을 맨 마지막에 먹도록 하자!!

음, 그럼 된 거지.

그렇게 생각한 하루였다. 주제에 딱 맞는 하르가 아니었을까? '최근에 겪은 일 중에서 아주 사소하지만 후회되었던 일'. 나에겐 이 일이었다.

음, 너무 사소한가?

-끝-


* 이 글은 '오늘 뭐 써요?'에서 이동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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