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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그림자

세젤귀 지후니

2024. 09. 03. 화요일

조회수 47

한 여학생이 방학을 맞아 외딴 시골에 있는 할머니 댁에 머물게 되었다. 할머니 댁은 오래된 한옥으로, 주변에는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서 있어서 밤이 되면 더욱 어두웠다.

그날도 밤이 깊어졌고, 여학생은 할머니와 함께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밖에서는 가을바람이 불어와 나뭇가지들이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에 잠에서 깬 여학생은 문득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누군가가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소름 끼치는 느낌이었다.

눈을 뜨고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창문 밖에서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그것은 어두운 밤과도 같은 검은 그림자였다. 그 그림자는 사람의 형체를 하고 있었지만, 얼굴이 없었고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저 창문 밖에서 방 안을 들여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두려움에 사로잡힌 여학생은 할머니를 깨웠다. "할머니! 창문 밖에 누가 있어요!"

할머니는 졸린 눈으로 창문을 보더니, 깜짝 놀란 표정으로 여학생을 쳐다보았다. "아가야, 그건 '검은 그림자'라고 부르는 귀신이란다. 이 집에 살고 있는 오래된 영혼이지. 너를 해치지는 않을 거야. 하지만 네가 두려워하면, 그 두려움을 먹고 더 강해질 수 있어."

여학생은 할머니의 말을 듣고, 마음을 진정시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검은 그림자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그날 밤 여학생은 할머니 옆에 꼭 붙어 잠을 청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계속해서 창문 밖의 검은 그림자가 맴돌았다.

다음 날 아침, 여학생은 그날 밤의 이야기를 할머니에게 다시 물었다. 할머니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이 집에 처음 온 사람들은 가끔 검은 그림자를 보기도 하지.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도 보이지 않게 될 거야. 너무 걱정하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가져."

여학생은 할머니의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했지만, 그날 밤이 되자 다시 창문 밖의 검은 그림자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불을 끄고 누워 있어도 창문 밖에서 느껴지는 무언가의 시선이 더욱 선명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창문 쪽으로 다가가 보았다. 놀랍게도 창문 밖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문득 뒤에서 차가운 숨결이 느껴졌다. 뒤를 돌아본 여학생은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다.

알고 보니 그것은 악몽이었다. 여학생은 땀에 젖은 채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침대에 앉아 있었다. 그러나 그때 문득, 창문 밖에서 들려오는 나뭇가지 부딪히는 소리가 멈췄고, 그녀의 방 안에는 검은 그림자가 서 있었다.

여학생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고, 그림자는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느낀 여학생은 할머니가 했던 말을 기억하며 눈을 질끈 감았다. "두려워하지 말자, 두려워하지 말자…" 그녀는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었다.

그 순간, 그림자가 멈췄다. 여학생이 눈을 떠보니 방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 후로, 여학생은 더 이상 검은 그림자를 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 집에 방문하는 모든 사람들은 밤이 되면 창문 밖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시선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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