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13.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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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분이 썩 좋은 날은 아니었다. 새벽에 일어나려고 했지만 일어나지 못했고, 아침엔 선크림까지 발랐지만 피부가 아파 세수를 다시 하고 피부 진정을 위해 바른 제품들 때문에 얼굴이 끈적한 상태로 등교했다. 수아는 아파하는데 혹여나 독감이어서 등교를 못하게 된다면 슬퍼할까봐 섣불리 병원에 가라고 하지도 못했다. 등교하고 문득 든 생각은 다름아닌 '시험'이다. 시험은 단순히 그 사람의 지식의 정도를 묻지않는다. 그 사람의 센스, 노력, 재능을 모두 합쳐서 보는 종합적인 평가다. 오늘 학교도 그럭저럭이었다. 평소에 받는 놀림을 받고, 평소에 듣는 욕을 듣고, 평소에 보는 김영웅의 상처주는 모습, 웃고 떠드는게 보기 좋지만 왠지 도망가고싶게 만들고 보기만해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무서운 서아영. 한마디로 별거 없고 하찮은 삶을 연장 중이다. 방금 갑자기 오늘 꾼 꿈이 생각났다. 학교에서 단체로 놀러가다가 배였는지, 건물이였는지... 1학년 다같이 죽었다. 하지만 하늘은 기회를 줬다. 우리의 몸은 아니지만 흑백의 몸이 우리가 되었다. 그리곤 기회를 줬다. 마지막으로 엄마아빠를 볼 기회를. 1학년 전체에게 약 2시간 가량의 시간을 주고 한 건물에 밀어넣었다. 음악실이 있는 것을 보아선 학교였지만, 건물의 모양과 분위기는 공사가 덜 끝난 흑백의 건물이었다. 부모님들이 차를 타고 우리가 있는 건물로 오는 시간은 약 한 시간,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은 한 시간 가량이었다. 꿈 속에서 1학년의 부모님들이 모두 모였다. 그 속에 우리엄마아빠도 있었다. 사람들은 우리가 있는 건물 앞에 붐볐고 누군가가 슬퍼하는 모습보단 밤 12시에 학원이 끝난 아이를 데리러온 부모님의 표정이었다. 착잡하지만 그렇게 슬퍼보이진않은 그런. 모두가 나갈 준비를 했다. 이 때 알림이 왔다. 우리가 있는 건물과 바로 연결된 호텔건물 14층에 있는 음악실에 가야지만 부모님을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달렸다. 부모와 다르게 아이들은 울기 직전의 표정을 하고 다급했기 때문이다. 내가 제일 먼저 호텔에 도착했다. 1층은 미로같았다. 엘리베이터도 보이지않고, 그저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이 있는지 짜증내는 웨이터의 모습만 보였다. 계단도 보이지않았다. 그러다 어떤 친구가 엘리베이터를 찾았다는 말을 듣고 달려갔다. 약 10분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엘리베이터는 어디에도 없었고, 그저 벽이었다. 그 주변에 있던 친구들 말로는 먼저 올라갔다는데.. 믿기지않았다. 그래서 계단이라도 찾아서 걸어 올라가기로 마음먹었다. 10분남은 나는 눈물이 났고 당장이라도 엄마 아빠에게 안겨 울며불며 죽기 싫다고,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며 마지막을 기다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10분은 끝났고, 난 엄마 아빠를 보지 못했다. 참 꿈하나 불행하다. 아무튼 이런 하루의 시작을 했다. 수행평가를 보고, 수업을 듣고, 자고 장난치며 그렇게 평소와 똑같은 하루를 살았다. 오랜만에 지우가 찾아와 같이 밥도 먹었다. 지우를 오랜만에 보고 밥을 같이 먹으니 뭔가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건 내 크나큰 오산이었음을 깨닫는데 오랜시간이 걸리지않았다. 우리반 친구들은 나를 그냥 쉽게 깎아내리고 놀려도 되는 존재가 되었나보다. 패드립을 쳤다. 평소와 같이 내가 가볍게 받아칠 수 있는 드립이 아니었다. 너무 힘들었다. 우리엄마아빠.. 결혼기념일 이야기를 했는데, 이준하가 '있었구나..!'이러는 것이다. 왜...? 왜 나한테 이런 막말을 하지...? 그 때 이상원이 더 사람을 힘들게했다. '결혼기념일은 있을 수 있어, 근데 같네?' 진짜 듣자마자 머리가 멍해졌다. 머리가 새하얘졌고 우리 엄마아빠한테 너무 미안했다. 딸이 못나서 이런 말도 듣고.. 난 적어도 주변에 있는 권성언, 임규성, 김래현은 내 편을 들어줄 줄 알았다. 내가 상처받은 또 하나의 이유였다. 너무 잘 웃고있는 것이었다. 너무 잘... 너무 크게... 내가 선넘지말라고 소리를 쳐도 내 귀에서 울렁이는 웃음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중간중간 내 머리를 세게 치고 지나가는 '와... 레전드 개웃겨', '진짜 이상원 센스 봐'같은 말들을 들었다. 난 한없이 작아졌다. 평소에 작아지던 내가 크게 보일정도로 아주 작게. 또 다른 애들은 어떻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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