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26.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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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놈의 신. 나한테 도움이 되는 일이 없어. 젠장!"
문이 순간적으로 열리면서 김신의 몸이 앞으로 튕겨 나왔다. 김신은 발을 크게 땅에 구르고 눈을 손으로 가린 채 고개를 들었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김신은 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치우고 주변을 둘러 보았다.
"여기는.. 미국인가? 1940? 1950년대 쯤으로 보이는데."
김신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보며 곤란하다는 듯이 머리를 긁고 뒤로 돌아섰다. 이곳으로 왔던 문은 이미 사라진 후였다. 김신을 이상하다는 듯 쳐다보는 뉴욕의 신사와 숙녀들을 지나치고 그는 옆 빌딩에 있는 문을 열었다.
***
"오코넬, 마이클. 커먼스키, 헨리."
도착한 곳은 웬 홀라당 벗고 있는 건장한 남성들이 가득한 방이었다.
가려던 곳은 이곳이 아닌데?
김신은 크게 당황하며 뒤를 돌아 다시 나가려던 찰나,
"김, 신? 신 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발걸음을 멈췄다.
"어이! 거기 멀대 같은 동양인!"
뒤를 보니 남자들이 모두 김신을 쳐다보고 있었고 유일하게 옷을 차려입고 있는 남자가 김신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었다.
"이건, 이건.. 말도 안돼."
김신은 그의 손짓을 무시하고 다시 손잡이를 열고 나갔다.
***
이번에도 들리는 언어는 온통 영어였다. 어느 순간 붐비는 미국인들 사이에 서게 된 김신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문을 찾아 나섰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어렴풋이 어떤 남자가 나중에는 차를 띄워 보겠다고 자신만만해 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실례합네. 여기서 제일 가까운 문이 어딨는지 아시오?"
김신은 앞에 있는 왜소한 금발의 남자의 어깨를 치고 물어봤다.
"네, 네?"
"문 말이오, 문!"
"저, 왼쪽으로 쭉 가시면 화장실이 있을 거예요!"
"내가 미안하네. 잘 들리 지가 않소. 다시 한번만 말씀해 주게!"
주변 소음 때문에 앞에 있는 남자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저를 따라오세요!"
남자가 관중을 뚫고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이 손짓을 하자 김신은 그를 성큼 성큼 따라갔다.
"여기가 화장실이에요!"
김신은 남자가 가리키는 방향의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고맙네! 나중에 도움이 필요하면 쇠 금 자에 믿을 신 자를 사용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한국의 유 가문에게 말해보게!"
"별말씀을요. 참고로 제 이름은 스티브 로저.."
그는 이미 쏜 쌀 같이 문 안으로 들어가고 난 후였다.
"스.. 입니다."
***
이번에 도착한 곳도 서울에 있는 집이 아니었다. 이런 빌어먹을 神의 변덕 같으니라고. 이제 슬슬 인정할 때가 된 것 같다. 아무래도 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른 것 같다.
이렇게 신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삶에 개입하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김신은 적잖이 당황한 상태였다. 아무리 문을 열어도 내가 원하는 장소를 향하지 않았고 심지어 방금 전에는 시간도 이동한 것 같다. 문을 열었을 때 시간 이동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김신은 900년의 세월 동안 습득한 욕짓거리를 중얼거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이제는 무슨 군사 기밀기지에 와 있는 듯 했다. 나름 최신형으로 가득 찬 곳인 것 같았지만 김신의 눈에는 모두 고물들 뿐이었다. 이번에도 1940년대에서 벗어나는 것은 실패한 듯 하다.
이곳에 오래 있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 김신은 뒤에 있는 문을 열어 나가려 했다. 그때 저 멀리에 코너에서 튀어나온 군인이 김신을 향해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침입자다! 잡아라!"
군인을 무시하고 문을 열고 들어갔다.
군인은 헉헉 뛰어와 문을 확 잡아당겼다.
"손 들어!"
총구를 휙휙 흔들며 사람의 흔적을 찾았지만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다.
"뭔 일입니까?!"
뒤에서 달려온 또 다른 군인이 두리번거렸다.
"여기로 분명.. 사람이 들어갔는데.."
***
이번에는 연구실 같은 곳에 도착해 있었다.
"저 남자는.. 아까 그 문 있는 곳 가르쳐준 미국인 아닌가?"
남자는 이상한 타원형의 기계 안으로 들어갔다. 주변으로는 실험복과 군복을 입은 사람들이 그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때 계단으로 올라오는 남자가 김신을 발견하고 말했다.
"당신! 누구야? 신원을 밝히게! 여기는 어떻게 들어온 건가?"
"하핫 이것 참 미안하오. 내가 길을 잃어서 말이네.."
말을 끝 맺은 김신은 남자에게 조용히 다가가 그의 뒷목을 쳤다. 그가 힘없이 픽 쓰러졌다.
그때 기계 안에 들어갔던 남자가 건장한 몸으로 바뀌어 나왔다.
"이거 참. 살다 살다 별 걸 다 보는구먼."
안에서 나온 남자는 시선을 돌리다 김신을 발견했다.
"..? 당신은? 스타크 엑스포에서 봤던?"
눈을 서로 마주치자 그의 미래가 보였다. 삽시간에 총알이 오가는 곳으로 발견한 연구실이 보인 김신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이거 생각보다 일찍 은혜를 갚게 되었구먼.."
김신은 밖에 나가 살인자를 방해하려 했지만 또 장소가 바뀌어 있었다.
"여긴 또 뭐야.. 감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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