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5. 01.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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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어느 날,
정규직으로 바뀐 첫 날이었다. 평소와 같이 정문앞에 서서 피곤한 눈을 하고는 문을 열었다. 긴 통로 가운데 왼쪽에서 4번째 자리에 앉았다. 또각또각 걷는 구두 소리, 자료가 프린트되는 소리, 서로 인사 나누는 소리. 오늘따라 모든 소리가 더 크게 들렸다.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키고 주변 사람들에게 인사를 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무도 대답을 하지 않는다. 혼자 뻘쭘해져서 다시 자리를 돌리고 일을 시작한다. ''어, 이 대리 처음이지? 이것 좀 부탁해.'' ''네, 알겠습니다.'' 처음으로 들어온 일이었다.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바로 일을 시작한다. 1시간, 2시간 지나며 일하다 보니 대충 오후 정도가 되었다. 아직도 내 주변은 조용하다. 뭐랄까. 평소보다 더 소리가 울리는 이유가 사람들이 내 말을 안 받아줘서 그런걸까. 이렇게 조용할리가 없을 텐데. 어제나 오늘 자 사이에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 찝찝한 마음으로 순식간에 정규직 첫 날이 지나갔다.
'뭐지...뭘까...' 퇴근하는 내내 그 생각만 했다. 안 그래도 걱정이 많은 성격에 이런 상황까지 더해지니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이럴때마다 '어떻게든 되겠지.' 싶으며 머릿속의 상황을 대충 무마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대충 무마할 수 없는 상황에 닥친 것 같았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띠리리링--)
''아들~ 오늘 출근 첫 날인데 어땠어?'' 엄마였다.
''어! 어.. 뭐 괜찮았어~ 수습기간 때랑 똑같던데?''
''진짜? 다행이네~ 열심히 하고-''
''어어! 나 괜찮아! 어 이제 끊을게!''
''여보~ 할말 있어? 아들 취업했다는데 뭐라도 말해야지! 뭐? 하여간 너희 아빠 똥고집은... 아무튼 밥 잘 챙겨먹고! 술 적당히 먹-''
''어휴! 알겠어! 걱정하지 말고 끊어.''
''어 알겠어~''
내가 취업하고 하루마다 6통 넘게 전화를 건다. 잘 지내는지, 걱정거리는 없는지, 반찬 안 부족한지 등 아무리 부모님 인심이라지만 나에게는 너무 과한 것만 같았다. 오늘따라 더 잠이 오는 것 같았다. 몸보다 머리가 더 애쓴 하루였다. 걱정으로 시작해서 걱정으로 끝나는 긴 하루가,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몰랐던 순한 양의 하루의 막이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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