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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다이히치 <키리시마가 동아리활동 그만둔대> (2013)

영화광

2026. 04. 26.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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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 히가시데 마히로 (카쿠치 히로키 역), 카미키 류노스케 (마에다 료야 역), 하시모토 아이 (히가시하라 카스미 역)
주제: 10대들에 대하여

<독특한 플롯>
영화는 키리시마가 사라진 금요일부터 화요일까지를 여러인물의 시점으로 반복해서 보여준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앨리펀트>가 생각나는 플롯이었다. 솔직히 말해 <앨리펀트>를 보았을 땐 이러한 플롯의 매력도, 이유도 느끼지 못했지만, 이 영화를 보며 점차 깨닫게 되었다.
우선 다양한 인물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반복해서 보여주면,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여러인물에게 고르게 분포한 뒤, 마지막엔 여러 점이 한 점으로 모이게되면서 시너지를 이루게 되는 효과가 있는거 같다. 마땅히 표현할 말이 없어서 어렵게 말을 했지만, 쉽게 말해 각각의 이유로 키리시마를 찾던 이들이 옥상으로 모여 난전이 벌어지는 순간, 왠지모르게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나는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한다. 전쟁 영화에서 가장 먼저 활을 맞아 죽는 사람. 그 사람 또한 소중한 인생을 살아왔을텐데, 누군가는 2시간동안 영웅으로 비춰지고, 그들은 1초도 안되어 사라지는 그 허무함. 시간 제약이 있는 영화로선 당연히 그들의 인생까지 조명해주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부분에서 영화의 한계를 느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러한 제약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다고 말할 수 있겠다. 다양한 인물들의 입장, 섬세한 감정 등이 여럿 모여, 마치 다양한 악기가 모여 하나의 교향곡을 연주하 듯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낸다.
특히 영화를 한 번 다시보면 그 섬세함을 맛볼 수 있는데, 테라시마 류타 (파마머리를 한 히로키의 친구)와 카스미가 사귄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반에서의 대화를 보면 확연히 다른 여학생들과 반응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된다. 정말 그 섬세한 설레임같은 것들이 영화에 담겼다는게 놀랍지 않은가.

<빠짐없이 방황하는 인물들>
모든 운동에 능통하고, 키크고 잘생긴 인싸 히로키도, 최고 인기녀 리사도 그 누구도 방황하지 않는 이가 없다. 마에다 료야 (영화부장)에 가까운 나로써 말하자면, 종종 히로키같은 친구들을 보며 선망하기도 하고, 저들은 방황이라는 것을 할까?라는 생각도 해보기도 했다. 확실한 것은 모두가 방황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완벽한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키리시마다. 모두가 선망하는 대상. 고작 한 명의 사람이 동아리를 그만둔 것만으로 여러 사건이 흥미진진하게 전개될 정도로 그의 영향력은 크다. 하지만 그는 영화에 한 순간도 제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영화 후반에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인물, 그리고 계단을 내려가는 한 인물을 료야가 이상하게 보는 점에서 그가 키리시마라는 것을 예측해볼 수도 있다. 그마저도 그의 얼굴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키리시마는 모두의 꿈 (목표)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생각해보면, 어떠한 목표를 가지고 꿈을 꿀 땐 그 자체의 원 관념보단 그 분야에서 통달한 인물을 생각하며 나아가는 것 같다. 영화 감독으로 치면 봉준호나 크리스토퍼 놀란처럼 말이다. 그렇다면 키리시마로 추측되는 인물을 목격한 료야와 토모히로 (후드치를 입은 히로키 친구)는 어떻게 잠시나마 꿈을 볼 수 있었던 것일까?
료야부터 말하자면, 그는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실제로 8mm카메라로 영화를 찍는다. 정말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그치만 그는 영화감독을 꿈꾸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자신의 재능이 부족함을 깨닫고 포기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재 자신이 좋아하는 영화를 찍기 위해 노력한다. 힘이 닿는 곳 까지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의 꿈은 현재다. 막연한 미래가 아닌. 그렇기에 그는 키리시마를 잠깐이나마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야구부 부장 또한 꿈을 위해 달려간다는 점에서 료아와 비슷하지만, 그는 희망을 버리지 못했다. 아직 그의 꿈은 미래에 가있다. 이런 점에서 그는 아직 키리시마를 보지 못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키리시마를 보는 것이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것 같지는 않다. 10대의 방황하는 청춘이 막연한 꿈에 다가서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을 감내하고, 많은 포기를 해야겠는가.
또한 토모히로. 그는 히로키와 친구들 중 어떻게 말하면 가장 생각이 없는 인물이다. 히로키와 류타는 키리시마를 기다리기 위해 시작한 농구를 키리시마가 오지 않자 왜하고 있냐며 의문을 갖는다. 즉 농구는 그들에게 꿈을 찾기 전까지 잠시 쉬어가는 놀이일 뿐이다. 하지만 토모히로는 그들과 농구를 하는 그 자체에 행복해했고, 그들이 농구를 하지 않음에도 홀로 농구를 한다. 누군가는 그를 욕할 수 있다. 저럴 시간에 공부나하지. 꿈을 찾아야지. 시간을 왜 버리고 있냐. 하지만 모순적이게 그는 잠시나마 키리시마를 목격한다. 그의 꿈은 단지 현재를 행복하게 보내는 것. 어쩌면 청춘만이 할 수 있는 유일한 특권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들을 제외한 인물들은 키리시마를 보지 못한다.

정말 흥미로운 에피소들이 많다. 취주악부를 의식하며 히로키에게 키스를 해달라고 하는 사나의 심리, 자신의 꿈에 눈이 멀어 영화부의 소행성을 발로 차버리는 배구부 단장등.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역시 히로키의 마지막 장면이 아닌가 싶다. 어쩌면 키리시마에 가장 가까운 인물. 꿈이 없고 많은 것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제외하면 결점이 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에겐 그 결점이 너무나 크게 다가온다. 그를 촬영하며 멋있다고 말해주던 료아의 말에서 그는 무슨 감정을 느꼈을까? 많은 감정이 일었겠지만, 부끄러움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외적으론 완벽하지만 내면이 텅 빈 히로키는 외적으로 보잘 것 없지만, 내면이 단단한 료아의 카메라에 찍히며 마치 발가벗겨진 느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학교의 생활을 떠올리면 마치 화창한 봄날에, 벗꽃이 흩날리는 그날에 친구들과 히히덕거리며 좋은 추억을 만들던 막연하게 낭만적인 생각들이 스쳐간다. 그게 정말 경험했던 기억들인가 아닌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러한 낭만적인 장막을 걷어내고 기억을 더듬다보면, 학업으로 인해 스트레스 받기도 하고,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고, 여러모로 방황했던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방황하던 날들은 무의미 한 날들이었을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하나하나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하고, 후회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면, 즐길거면 제대로 즐기고, 미래를 생각할 것이면 제대로 생각하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답은 없으니까 마음 것 즐기라고 말해주고 싶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그렇게 살기위해 노력할 것이다.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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