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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노 시온 <러브 익스포져> (2008)

영화광

2026. 03. 23. 월요일

조회수 74

☀️ 맑음 🥰 뿌듯해요

화면비:1.85:1
주연: 니시지마 타카히로 (츠노다 유우 역), 미츠시마 히카리 (유코 역)
주제: 사랑

우선 4시간이라는 러닝 타임을 버텨낸 나에게 박수를 주고 싶다. 물론 재미있어서 4시간이 훅 지나갔다.
어쨌든 이 영화는 4시간 동안 오직 '사랑'을 외친다. 얼핏보기에 사랑하라는 말을 전하기 위해 4시간 동안 영화를 만들었어야 싶지만, 전혀 아니다. 성경도, 부처도, 우리가 믿는 그 무엇도 그 본질엔 사랑이 들어있다.

우리 변태 주인공 유.. 자신에게 무심해진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몰카범이 된 돌 I이다. 그치만 유에겐 확실한 신념이 있다. 몰카의 행위를 성적인 행위로 생각하지 않는 것. 자신은 오직 죄를 짓기 위함이고, 그것에 더해 마리아에게만 자신의 사랑을 전할 것. 나는 감독이 몰카라는 당연한 범죄행위를 통해, 사랑에 대한 작은 질문을 던졌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몰카범은 오로지 애로틱한 사랑만을 생각하겠지만, 자신의 순수한 사랑을 위해 몰래카메라를 찍는 주인공을 어떻게 볼 것인가. 그 사이에서 생겨나는 혼돈, 불쾌감 모두 당연하다. 하지만 어쩌면, 어쩌면 그 불쾌감을 넘어선다면 '진정한 사랑'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의 발기 행위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평소 성적인 충동 혹은 감정을 느끼지 못했지만, 유코를 만난 순간 반응한다. 발기는 육체적 사랑의 대표행위이지만, 그에겐 진실한 사랑의 증표이다. 또한 마지막 기억을 잃은 유가 기억을 되찾는 상황에서 발기한 그의 성기가 마치 마리아 동상으로 느껴진 것은 나뿐인가.

유코.. 어릴적 아버지에게 성적으로 학대를 당한 이후 남성은 모두 적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유와는 달리 아버지라는 작자에게 잘못된 사랑을 받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녀는 가족의 사랑을 부정하며, 엄마같은 존재인 카오리마저도 친구로써 대한다. 하지만 그녀는 사오리(여장 유)를 만난 뒤, 처음으로 사랑을 느낀다. 그렇게 사랑을 확신하던 찰나, 사오리가 가짜였다는 것을 알게되는데, 유코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보단 코이케를 사오리로 생각하려고 애쓰며 결국 이데아의 동굴 속으로 들어간다.

영화에선 플라톤의 이데아론이 언급된다. 사람들은 동굴속 그림자의 형체만 볼 뿐이고, 현실은 동굴 바깥에 있다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평생동안 믿어온 이미지에 배신당하는 기분은 상상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코이케는 동굴 비유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그녀가 파괴되는 가족의 모습을 지켜보며 자결한 것이 의문이었다. 그 행위가 무엇을 의미할까 생각했다. 나는 어쩌면 코이케는 자신이 동굴을 나와 현실을 자각한 상태라고 스스로 생각하며, 그 현실은 가족이란 결국 파괴될 수 밖에 없다는 믿음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이 원죄를 인정하는 유를 보며,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희망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허나 결국 유의 가족도 파멸에 이르고, 가족에 대한 모든 희망을 잃어버린 코이케는 자결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십자가를 힘겹게 지탱하고 있는 유의 가족들을 비웃고 있는 코이케의 모습에선 많은 감정이 느껴진다. 사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무시하며, 자신의 생각을 입증하고 싶었겠지. 하지만 한 편으론 다시 그 십자가를 세우는 모습을 보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유와 유코가 서로의 사랑을 깨닫곤 동굴 밖으로 당당히 걸어나온 것 처럼 말이다. 사랑이 없는 동굴 밖은, 또 다른 동굴이거나 절망밖에 없는 세상일 것이다.

사이비에 빠져드는 사람들은 사랑의 결핍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곳에만 가면 자신이 누구이던, 무조건적으로 사랑을 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이야기이지만, 병원에서 사용하는 마약성 진통제는 사람들이 빠져드는 마약보다 강도가 세다고 한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마약성 진통제에 중독되지 않는 것인가? 그 이유는 마약을 자신의 결핍을 채우기 위해 투여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약이 일시적으로 결핍을 채워주는 느낌에 빠져드는 것이지 마약에 빠져드는 것이 아니다. 사랑도 같다. 사랑에 결여가 있는 수 많은 사람들은 제각기의 방법으로 사랑을 채우려고 한다. 페미니즘의 출발은 무엇이었을까? '사랑'이다. 정치 신념의 출발은 무엇일까? '사랑'이다. 다만, 사랑이 왜곡되고 과장되어 지금의 결과로 온 것 뿐이다. 그게 어떤 문제던 방법은 두 가지이다. 진정한 사랑을 통해 동굴 밖을 나오던가, 동굴 속에서 계속 살아가던가 둘 뿐이다. 궁극적으로 소노 시온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바였다고 생각한다.

확실한 것은 100% 와닿는 영화는 아니다. 당연히 과장되고, 현실적이지 않은 부분들도 존재한다. 하지만, 영화를 다 본 끝엔 마음 깊숙히 무언가 요동침을 느꼈다. 그 감정이, 그 증거가 우리의 내면 안에 '사랑'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려모로 놀라운 작품이다.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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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님 아직도 하시네용 반갑습니다!
{eun}

2026. 03. 2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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