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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술

율Yull

2026. 02. 13. 금요일

조회수 19

시간은 참으로 혹독한 것입니다. 지나가는 것이 사람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누군가는 느리기를 바라고 누군가는 빠르기를 바랍니다. 특히 즐거운순간에는 그것이 매우 느리게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즐거운순간이 끝나는순간 우리는 또다시 몰아치는 비바람과도 같은 잔혹한 현실속에 내팽개쳐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다시 그 순간이 언젠가 찾아오길 바라며 스스로 다가가려고도 하고, 때가 알아서 찾아오기를 빌기도 합니다. 그것이 참 술과 다를것이 무어란 말입니까? 술은 우리를 즐겁게 해주지만 취기는 자고 일어나면 흔적만을 남기고 바람에 흩날려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미처 날아가지 못한 취기를 붙잡고 실처럼 늘어뜨립니다. 그것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가기를 바라는듯 계속해서 늘어뜨리는 반면 우리는 결국 또다시 현실속에 내팽겨쳐집니다. 이토록 우리를 건졌다 내팽개치는 시간이란 것은 우리가 걸레짝이 되도록 머릿속에, 입가에 스며들어 주정뱅이가 될때까지 삶에서 우리를 놔주지 않는 독한술과도 같은것입니다. 또한 그것이 끝이라고 할수 없습니다. 우리는 기쁨의 시간을 위해 몇시간을 기다립니다.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말이 아닙니까? 시간을 위해 시간을 기다린다니, 꼭 단 포도주를 마실 시간을 기대하려 신 포도주를 숙성시키는 시간을 기다리는것과도 같지 않습니까? 하지만 코르크를 따는순간, 우리는 올라오는 단 포도향에 다시 매혹될수밖에 없을것입니다. 사람들은 즐거운 순간이 빨리 지나가리란 것을 알지만, 곧 그 시간속에서 그 사실을 잊어버립니다. 따져버린 코르크는 우리가 그간 있었던 힘겨운 현실을 잊게하고, 바보같이 다시 술의 노예가 되도록 합니다. 그것이 참 시간은 독한 술과도 같음을 말하는것 같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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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 fun w/u

2026. 02. 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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