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01. 02.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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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비: 2.39:1
주연: 우디 해럴슨 (선장 역), 해리스 디킨슨 (칼 역), 샬비 딘 (야야 역), 돌리 데 레온 (아비게일 역)
주제: 계급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프닝의 경쾌한 드럼 소리는 마치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 오프닝을 연상 시킨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부터 굉장히 기대를 했던 것 같다. 오프닝은 다큐멘터리를 연상시킨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종종 사용하는 방식으로, 현실감을 주기 때문에 우리의 삶과 관련있다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주는 연출 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의 블랙 코미디 방식은 굉장히 직설적이다. H&M과 발렌시아가의 표정을 구분하며 조롱을 한다거나, 여성의 모델이 남성의 모델보다 3배는 더 잘 번다며 조금은 설명적인 대사도 서슴치 않는다.
그럼에도 칼의 자리를 마음대로 빼앗는 패션쇼의 주제가 '만인은 평등하다'이거나, 후반부 자신이 만든 수류탄에 사망하는 장면등은 흥미로웠다.
또한 굉장히 사소하지만, 짜증나는 (남녀 연인간에 돈을 지불하는 문제 등)을 굉장히 큰 중요한 사건처럼 부풀려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상업영화에선 숨기려고 하는 요소들을 내세워 보여주는 것이 블랙 코미디만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21분 경 칼이 호텔 불을 끄는 장면이 흥미로웠다. 분명 방 안을 밝히는 전등은 하나인데, 칼은 그 전등을 끄는 스위치를 찾지 못한 채 엉뚱한 스위치들을 끄고 키길 반복한다. 결국에 자신이 엉뚱한 스위치를 만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칼은 전등 가까이로 다가간다. 그리고 그 때 야야가 온다. 둘은 거짓 없이 (엉뚱한 스위치가 아닌) 진실만을 말한다. (밝게 빛나고 있는 전등을 찾는다.) 솔직한 대화를 나누니, 이들은 깨닫는다.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목적만을 위해 이어온 관계였다는 것을.
<2부 - 배>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상류층일 수록 위로 올라가고, 하류층일 수록 아래로 내려간다. 이 영화에서는 너무나 직설적이게 이것을 표현한다. 승무원들이 "돈 돈"하고 왜치며 방방 뛸 때 청소부들은 밑 층에서 그 소리를 멀뚱 멀뚱 듣고만 있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웃긴 캐릭터는 '인 덴 볼켄' 좌였다. 언어 장애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은 '나인 나인'과 '인 덴 볼켄 (구름 위에)'라는 말 밖에 없지만, 상류층들의 개소리를 듣다 보면, 이 여성의 말이 가장 정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캐릭터는 아이러니를 가장 강하게 불러올 수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부의 권력보다 생존의 권력이 중요한 3부가 등장하는데, 그 순간 권력의 전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폭풍같은 2부가 끝나고 대망의 3부가 시작된다. 사실 슬픔의 삼각형이라는 제목 또한 3부 때문일 것이다. 관계가 전복되는 새로운 시작. 돈이 돈이 아니게 되는 그런 흥미진진한 곳이다. 역시나 생존 능력이 뛰어난 청소부 에비게일이 권력자가 되고, 그 다음은 동성인 여성들이 그 다음은 남성들과 장애인 여성 순으로 계층이 형성되었다.
참.. 이 권력없는 사람들을 니체가 '노예 근성'이라고 말한게 이해가 갔는데. 사실 돈 없고, 나약한 사람이 '착한 것'이라는 생각은 절대 절대 옳지 않은 것 같다. 단지 주인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주인들은 타락하고 나쁜 놈들이라고 자기 합리화할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우리 착해보였던 에비게일도 결국에 권력의 맛을 보며 흑화해갔고, 떵떵 거리던 부자들도 한 순간에 노예가 되는 걸 보면, 우리가 믿고 추구하는 것들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하지만 마지막에서 야야와 에비게일은 이곳이 리조트라는 사실을 알게된다. 순간 뒤집혔던 삼각형이 다시 뒤집힐 상황에 놓이자, 에비게일은 야야를 죽일까 말까 고민한다. 그때 야야는 말한다. 자기 밑에서 일하라고. 결국에 야야는 에비게일을 자신의 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실 나도 누군가를 만날 때 위 / 아래 라고 구체적으로 정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감지를 하며 사는 것 같다. 그게 돈이던 외모던 어떤 것이던. 그런데 과연 인간 사이의 우위는 존재할까? 장애인과 일반인은 과연 같은 위치에 있는가? 뚱뚱한 남성이 자신의 애인에게 접근하는 것을 보며 놀리던 칼은 그 남성이 자신이 억만장자라고 말하며 어필하자 조금씩 불안감을 느낀다. 과연 인간의 가치를 결정짓는 것은 무엇인가.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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