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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데이턴 & 발레리 페리스 <미스 리틀 선샤인> (2006)

영화광

2025. 12. 17. 수요일

조회수 26

화면비: 2.39:1
주연: 그렉 키니어 (리차드 역), 토니 콜렛 (쉐릴 역), 스티브 카렐 (프랭크 역), 폴 다노 (드웨인 역), 아비게일 브레스린 (올리브 역), 알란 아킨 (할아버지 역)
주제: 인생 뭐 별거 있나!

나는 이런 영화를 너무 좋아한다. 내 존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영화.

오프닝은 손에 꼽을 정도로 연출이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올리브가 미인 대회에서 우승하기를 꿈꾸고 있다는 목표를 보여주고, 성공하지 못한 사업가 리차드가 승자와 패자만으로 세상을 판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드웨인이 꿈을 이루기 위해 미친 집념을 갖고 임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할아버지가 범상치 않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프랭크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것과 쉐릴이 그런 동생을 소중히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듯 가족 구성원 한 명 한 명의 특징을 잘 보여준 오프닝이라고 생각한다.

앙상블 영화임에도 캐릭터의 변화와 특징을 이렇게 잘 살린 영화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한 명씩 정리해보자면.
1. 올리브
- 유일하게 사회의 때가 묻어있지 않은 캐릭터이다. 사실 이 캐릭터는 360도 변화한 캐릭터라고 말할 수 있는데, 미스 리틀 선샤인 대회에 나가서 다른 참가자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미인 대회 우승이라는 꿈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잃었을 수 있지만, 가족들의 열띤 응원과 도움으로 인해 끝까지 순수성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올리브가 이 영화에 메인 주인공인 만큼, 어쩌면 우리는 이런 아이의 순수성을 배울 필요가 있다. 리차드는 항상 패배자를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며 올리브에게 패배자가 되지 말라는 충고를 하는데, 올리브는 되려 패배자가 되면 아빠가 싫어할까봐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정녕 승자와 패자의 이분법은 누굴 위한 것인가, 또한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기준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 대해서 할아버지( = 즉 감독)은 대답한다. "진짜 실패자는 지는게 싫어서 도전 조차 안하는 사람이야"
또한 쉐릴조차 아무 말 하지 못하던 드웨인의 암울한 상태를 올리브는 가만히 꼭 껴안아줌으로써 풀어준다. 100번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낫다는 말이 있듯, 우리는 '진정성', '순수성'을 원한다.
2. 리차드
리차드는 '성공에 대한 9단계' 라는 사업을 구상할 정도로 '승자'와 '패자'의 이분법에 집착한다. 하지만 정작 그의 기준에서 그는 성공한 인물처럼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는 성공의 기준에선 그는 승자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할까? 물론 리차드의 성공에 대한 열망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인생에선 승리와 패배로 구분 짓지 못하는 수 많은 경우가 있지 않은가?
그가 중간에 모텔에서 "다 바로 잡아야겠어!"라며 승부욕에 불타 사업 동반자에게 향하는 장면이나, 할아버지의 시체를 차 트렁크로 옮기자고 하는 장면에선 그의 승리를 향한 열망이 잘 보였다고 생각했다. 정말 캐릭터 하나 하나를 직접 만든 느낌이 난다.
3. 드웨인
드웨인은 니체와 같은 철학자에 굉장히 빠져있는 듯 하고, 공군 사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9개월 동안 말도 안 하며 매일 운동을 했으며, 가족 모두를 싫어한다. (사실은 아님) 뭔가 굉장히 자신에게 심취한 듯한? 느낌이 드는 캐릭터였는데, 나랑 너무 비슷해서 깜짝 놀랐다.
특히 모텔에서 부모님이 싸우는 소리를 듣고 그가 갑자기 미소를 짓는데, 약간 느낌이 ("한심한 인간들 큭큭 난 저들처럼 멍청한 짓은 하지 않지. 이미 철학으로 세상만사를 다 배웠거든.) 이런 느낌이였다. 이걸 느낀 이유는 내가 저런 생각을 많이 해서 일지도 모르지만, 드웨인의 성격 상 (INFJ로 보임) 무조건 저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말하고 싶은 것은 감독이 캐릭터를 너무 소중히 아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대목이였다.
4.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어떠한 욕망 (마약, 성)도 숨기지 않은 채 자신이 하고 싶은 데로 산다. 하지만 영화에서 인물들에게 가장 많은 위로를 건낸 인물은 할아버지다. 그는 가장 오래 살았다. 어쨌든 오래 살았고, 위로도 잘 해주는 할아버지라면,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고 이상하다고 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의 삶에서도 분명 본 받을 것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5. 프랭크
프랭크에게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자살을 시도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유쾌하고 밝았다는 것이다. 자신이 동성애를 했다는 것을 숨기려 하지도 않고, 농담도 잘 주고 받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자살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해봤던 것 같다. 한 연구결과로 자살은 자살을 결심한지 10분 안에 행한다고 하는데, 그 이후엔 두려움 혹은 이성 등으로 자살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프랭크 또한 자명한 학자이고, 유쾌하고 잘생겼기 때문에 충분히 잘 살 수 있음에도 충동적인 자살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6. 쉐릴
어쩌면 가장 아쉬운 캐릭터로 보인다. 그는 분명 좋은 어머니이다. 하지만 다른 인물들과 같이 뚜렷한 캐릭터 성 혹은 목표가 없고, 변화도 없다. 물론 인상 깊었던 점은 쉐릴이 자신은 현실주의자라고 말하지만, 올리브의 동심을 지켜주기 위해선 이상을 선택한다는 점이다.그래서 한 편으론 이런 캐릭터도 필요하다고 생각하긴 했다.

정리하여, 이 영화는 어떤 인물을 중점적으로 보느냐에 따라 새롭게 보이는 영화인 것 같다. 나는 드웨인에 이입이 가장 잘되었던 것 같다. 또한 이 영화에는 스쳐가는 주변 인물들도 인상 깊다. 대게로 규정에 얽매여 살아가는 인물군과 유하게 살아가는 인물군으로 나뉜다. 전자는 대표적으로 장례 지도사와 여자 심사위원이 있다. 관객은 주인공들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에 그들이 악으로 비춰지는데, 물론 그들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할 만 하지만, 객관적으로 후자의 사람들과 비교했을 때 비호감인 구석이 있다. 살아가며 "5분만 더 일하면 되는데요 뭐." , "조심히 들어가세요." 이 한 마디를 유하게 던질 수 있는 그런 인물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보면 어떨까?

어쨌든 완벽한 사람은 없다. 모두가 결함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래서 가족이 필요하다. 개인주의에 홀로 살기가 유행하는 현대 사회에서 나는 가족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다. 올리브가 무대 위에서 춤을 끝까지 출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이 함께 추었기 때문이다. 끝나고 밀려오는 부끄러움은 모두가 감내했기 때문에 견뎌낼 수 있었다. 그게 가족이다. 부족한 것을 '함께' 채워나가는 관계.

<촬영>
드웨인이 색맹이 있다는 것이 밝혀지고, 차에서 내려 좌절하는 장면을 찍을 때, 드웨인의 입장에선 광각렌즈로 촬영하여 굉장히 크게 보여주었지만, 다른 사람들의 입장에선 드웨인을 작게 촬영하여 그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쉐릴의 어떠한 말에도 드웨인이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던 것. 그가 필요한 것은 이해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올리브처럼 꼭 껴안아주는 것 뿐이다. 정말 완벽한 촬영.

별점: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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