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6.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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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비: 1.66:1
주연: 오미카 히토시 (타쿠미 역), 니시카와 료 (히나 역), 코사카 류지 (타카하시 역), 시부타니 아아카 (마유즈미 역)
주제: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야생 멧돼지가 사람을 죽였다.
라는 기사를 읽었을 때 우리는 멧돼지에게 '악함'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20대 남성이 40대 여성을 죽였다.
라는 기사를 읽었을 때 우리는 인간에게 '악함'을 느낀다.
당연한 듯 보이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굉장히 모순적이다. 이러한 생각은 인간이 동물보다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있기에 가능하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티모시 모턴 - 다크 생태학>
이 영화는 다크 생태학을 연상 시키는 대목이 많았다. 다크 생태학이란 인간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모든 존재가 긴밀하게 연관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생태 철학이다. 즉 인간과 자연은 동등하고, 애초에 인간과 자연이라는 이분법적인 방식을 부정한다는 것.
<촬영>
그래서 이 영화는 인간의 시선이 아닌 자연의 시선으로 벌어진 사건을 바라보도록 끊임 없이 유도한다. 땅 와사비를 타쿠미가 바라볼 때는 와사비의 시점샷으로 보여주며 노골적으로 자연의 시점을 비추기도 했고, 시점샷인줄 알았던 샷이 알고보니 시점샷이 아니였던 장면들은 영화를 인간의 시점으로 바라보지 말라는 듯 했다.
<타쿠미>
타쿠미를 주목해봐야하는 이유는 그가 '자연'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자연에는 상하관계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타쿠미는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그는 건망증이 심하지만, 지리에 대해선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리고 타쿠미는 모든 것에 중립적이다. 감정적이지도 않고, 누군가에게 호의적이거나 악의를 품지 않는다.
<상류와 하류>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상류의 행동은 하류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쓰이는 요소이다. 상류와 하류는 계급 차이일 때도 있고, 대비되는 무언가를 지칭할 때 쓰이기도 한다. 예시로 초반 타카하시와 마유즈미는 상류로써 묘사되지만, 회사에선 완전히 하류임을 보여준다. 이렇듯 상류와 하류는 상대적이라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선과 악의 기준 또한 인간이 정한 상대적인 기준일 뿐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타카하시>
그는 초반엔 글램핑 사업으로 돈 벌 생각 뿐이었지만, 점점 인간 사회에 지치고 자연 속 글램핑 관리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다 장작을 패고, 자신이 10년동안 느낀 것 중 가장 행복하다며 타쿠미와 같이 자연적인 삶을 살겠다고 선언한다. 그는 마유즈미와 달리 자신의 의지로 타쿠미를 따라감으로써 '자연'을 택한다.
<결말>
앞서 말한대로 자연은 몰가치적이다. 갓 태어난 아기가 죽던, 90살 노인이 죽던 무게값은 같다. 즉 타쿠미가 타카하시를 죽인 것과 사슴이 히나를 죽인 것은 무게값이 같다. 히나와 타쿠미는 어린 사슴과 어른 사슴을 상징한다. 위기에 몰린 어른 사슴은 히나를 공격했고, 이는 위험을 느낀 타쿠미가 타카하시를 공격한 것과 병치된다. 그리고 나서 타쿠미는 히나를 안고 깊은 숲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길 잃은 사슴 같이.
<아쉬운 점>
많은 장면에서 인간 또한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말해주는 듯 했다. 그렇기 때문에 결말까지 이르며 결국 사슴과 히나와 타카하시의 죽음은 같은 죽음이라는 것 까진 인상 깊었지만, 아쉬웠던 것은 그 다음이다. 이 영화에선 자연과 인간이 동등한데 그 다음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는 말해주지 않았다. 물론 제목이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인 만큼 자연과 인간이 동등하다는 주제가 중요한 듯 하지만, 감독이 진짜 말해야 되었었던 것은 그래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할지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러한 점이 아쉬웠다.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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