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모두 공개

수상한 아르바이트(3)

마 대리의 소설장

2025. 11. 13. 목요일

조회수 53

그야말로 완벽하게 첫인상을 남겨주는 것을 실패하였다. 그 자리에서 이름과! 나이! 직업만 말 했어도 되는 것이었는데... "(후... 아니야... 정신 차리고 다시 채워나가면 돼...)" 굳게 다짐은 하였지만 막상 젠틀하고 신사적인 행동이 어떤 행동인지 잘 모르고 있었다. 38년 인생 백수 외길이었는데 갑자기 아르바이트에서 젠틀한 행동을 하는 사업가 유망주를 연기하라니... 분명 이 알바를 만든 사람이 사람과 직업을 잘못 매칭한 것이 틀림없다.
쨌든, "(뭐... 돈을 준다니까... 그냥 좀 차분하게 살다 가자...)" "이런, 어느새 식사하실 시간이 되었습니다. 다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그 집사는 정중한 목소리로 우리에게 부탁하고는 재빨리 밖으로 뛰어나갔다. "..." 집사가 떠난 뒤로 토크를 주도해줄 사람이 없어졌다. 7명이나 모인 작은 다이닝룸에서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니. 뭔가 많이 어색한 상황이 형성되었다...
"아! 그 혹시... 핸슨 씨는... 직업이 어떻게 되시는지..." 이 분위기를 깨고 에밀리가 한명씩 말을 걸어오기 시작하였다. "아 예...뭐... 그냥 간단하게 의사?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조지가 무언가 거만하게 대답하였다. "아...네..." 에밀리의 표정에서도 무언가 그에게 실망한 것이 드러났다.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나요?" 한창 이야기가 진행되던 중, 집사가 조용히 룸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따라 날씨가 굉장히 쌀쌀하네요. 이번 점심은 몸을 데울 수 있는 음식들을 주로 준비하였습니다." 집사가 말을 끝마치자마자 요리사복을 입은 사람들이 요리를 하나 둘씩 식탁에 올려놓기 시작하였다. 나는 설레는 마음으로 디쉬를 열어보았다. 역시나 모든 음식은 기대 이상이었다. 실제 고위 상류층들만 먹을 수 있는 세계 3대 진미 (재료)부터 여러나라의 음식을 섞어만든 퓨전요리까지 어마어마한 풀코스가 펼쳐졌다. 나 같이 백수 생활을 하던 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음식들이 오고 있었다. 잠시 이성을 잃고 손으로 캐비어 (철갑상어 알)를 먹는 행동을 할 뻔했지만 다행히 신사답게(?) 천천히 음미하(는 척)며 음식을 먹었다.
" (와... 이런게 진정한 부자의 삶인가... 무언가 굉장한 사람이 된 것 같네...)"
정신을 차려보니 호화로웠던 음식들은 다 치워지고 원래의 다이닝 룸으로 모습이 바뀌어 있었다. "다들 맛있게 먹었으리라 믿겠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자유롭게 이 곳을 즐겨주시면 되겠습니다."
집사는 똑같이 재빨리 어딘가로 도망갔다. 집사가 가고 난 이후, 다이닝 룸에서도 사람들이 한명씩 퇴장하고 있었다. 나도 뒤따라 퇴장하여 조용히 남들이 집을 구경하는 사이에 내 방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구경해봤자 체력 낭비고~ 뭐... 오는 길에 벌써 구경도 다 했으니까... 이제 한번 자볼까...?" 역시 몸에 베어있는 백수 특유의 귀찮음은 아직도 떨어져나가지 않았다.
"...아니다... 그냥 좀 누워만 있자..." 나는 더웠던 겉옷을 아무데나 던져놓고 침대에 누웠다. 그러다 잠시 평소에는 안 하던 생각에 빠졌다. " 그럼... 이거 만든 사람들은 돈까지 주면서 공고를 올리는데... 남는게 있나? 잘 모르겠네..." 솔직히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라는게 호화롭지 않겠지,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첫날을 보내보니... 이렇게 멋지고 호화스러운 아르바이트도 이 세상에 있을 수 있구나... 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도 머릿속에서는 왜? 라는 글자가 지워지지 않았다. 어떠한 이유로 이러한 공고를 올리고 호화스러운 주택과 맛있는 음식을 주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한참동안 해보았다.
생각하다 보니 시간은 거의 저녁 식사를 앞두고 있었다. 아직도 머릿속에서 그 단어는 지워지지 않았지만 그냥 자기 마음인가 보지... 생각하며 저녁 식사를 기다렸다.
기다리는 동안 괜히 주변도 둘러보고 평소에 안 하던 짓들을 좀 하였다. 핸드폰이 없어 뇌가 도파민을 찾으려는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이곳에 올때 가지고 있었던 몇몇 전자기기들이 이 곳에 들어오며 사라졌다. 참 철저하게 이곳을 지키는구나... 생각하며 또 다시 하염없이 시간이 흐르려던 때였다.
아까 주변을 둘러보던 중 책 하나가 있었다. 마치 1900년대에 써진 오래된 책 같았다. 다 낡아서 벗겨진 표지와 글자 특유의 필기체 등이 그 증거 같았다. 그 책을 넘기고 넘기다가 마지막 장에 도달하였을때 나는 무언가를 보았다. 그 무언가를 더 자세히 보려고 가까이 다가갔다.
" 만약 이 글을 발견한다면 그대로 책을 읽는 척해. 그리고 아래에 써져있는 글을 읽어봐."
갑자기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 맨 마지막 장에 이런 내용이 실제로 들어갈리가 없었다. 나는 책을 읽는 척하며 천천히 글을 읽기 시작했다. 긴장하지 말고 여기서 당장 탈출해. 아니 이곳에서 탈출은 절대 못해. 남은 7일동안만 살아남기만이라도 해. 이것을 읽는 사람이 첫번째 희생자만은 아니길 바랄게." 그러고는 이야기가 끊겨 있었다. 글의 뒷장에 이야기가 더 적혀 있었다. 자연스럽게 책을 읽는 척하며 다음 쪽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탕-----)
짧고 간결하게 총알 한발이 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문득 그 문장이 떠올랐다.
"이것을 읽는 사람이 첫번재 희생자만은 아니길 바랄게."

4

✏️ '좋아요'누르고 연필 1개 모으기 🔥

#1 자유 주제 이 주제로 일기쓰기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신고
줠라 무습네
선량한 이야기꾼

2025. 12. 02. 18:04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