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13.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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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일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루어지는 듯 하다. '수능' 이 두 글자가 주는 중압감과 압박감을 나는 모른다. 이는 내가 한 살을 더 먹어 스물이 되다 한들, 어쩌면 죽기 전까지도 그 무거움에 대해 느끼지 못할지도 모른다.
내 주위를 지키던 친구들이 하나 둘 채비를 하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여전히 그들이 무엇을 준비하는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어쩌면 그들이 향하는 길이 너무나도 뻔하기에 구태어 생각하지 않으려는 것 일 수도 있다. 그들은 떠날 채비를 한다. 긴 여정의 끝을 알리는 종착점. 내게는 보이지 않는 멀고도 긴 길의 마지막을 볼 준비를 한다. 나는 그 길에 오르지 못하는 이방인이다. 하지만 나와 그들은 이분되어있지 않다.
나는 그들이 향하는 길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들이 향하는 길이 무엇인지 대략적인 짐작이 가능했다. 학습과 도습. 드높은 갈대 사이를 비집으며 나아가던 나의 종종걸음은, 아마도 닦아진 길을 걸어나가는 친구들과는 사뭇 다른 길이다. 나는 배움이 느렸고, 남의 길을 걷지 않을 만큼의 고집 또한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느리고,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갈대밭 한 가운데에서 아직까지도 헤메이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 갈대를 사랑한다. 목적지가 보이지 않더라도, 가야 할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이는 나의 모험이며 나의 길 이다. 그 누구도 나와 같은 모험을 떠나지 못한 것 이다. 혹자는 이를 고독이며, 도태라 부를 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과 같은 길을 걷지 못하는, 이미 일구어진 길 위 조차 걷지 못하는 못난이로 보일 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들 어떠한가. 나의 목적지는 보이지 않는 만큼, 가까이에 있기도 하고 머얼리 있기도 하다. 손에 닿을 듯, 닿지 않는 이 목표가 내가 살아갈 이유임이 분명하다.
나는 변하지 않을 소망을 사랑한다. 보이지 않는 길을 소망한다. 닿지 않을 목표를 사랑한다. 이 모든 것이 내가 갈대밭을 지나기 위한 원동력이다.
나는 이미 원하는 것을 얻었다. 내 시야를 수없이 범람하는 갈대들 사이에서 한 걸음씩을 내딛었다. 그러는 그대들은 어떠한가. 그대들의 앞길에는 갈대가 없다. 내딛는 발걸음을 붙잡는 습기머금은 땅 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하다면 왜 아직도 달리지 않는가? 그대는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수 있는 인간이다. 마지막까지 달리기 위해 준비해온 사람이다. 보이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러니 포기하지 말라. 또한 좌절하지 말아라. 설령 그대가 그 길고 긴 길 위에서 달리다 넘어진들, 그 옆에는 또한 내가 있을 것이다. 그대 뒤에 나는 있을 것이다. 그 드높고 무수히 높은 갈대들 사이에서 그대를 지켜볼 것이다. 그대의 무릎이 닳고도 까져, 더이상 뛰지 못한다 한들, 그 뒤에서 내가 손잡아 기대를 일으켜 세울테니.
도습하는 친구들아. 길 위를 달리는 그대들아. 먼고도 먼 길을 달리느라 혹여 지쳐 쓰러질 걱정 하지 말라. 그대들은 뛰기 위해 준비해왔다. 목표를 붙잡기 위해 달려왔다. 그러하다면 무얼 더 걱정하리.
너희의 소망, 꿈, 목표 그 모든 것들이 다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나의 친구들아.
혹 이 글을 볼지는 모르지만 내 간절히 응원하는 그대들아.
또한 내일, 조금은 따분한 시간을 보내며, 달려나가는 친구들을 보내고 있을 나야.
2025년 11월 13일. 대학수능능력평가. 수능! 55만명의 수험생 여러분들 힘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내일 따분하게 흰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을 나, 힘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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