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모두 공개

두근 두근...

응갈

2025. 10. 27. 월요일

조회수 26

BGM: 오늘부터 신령님

오늘은 월요일이다. 저번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있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저번주 금요일, 친구들과 한강에서 놀고 귀가하던 길. 아파트 단지 내에 도착했을 땐 밤 11시 40분이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간이 좀 늦긴 했지만, 이번이 아니면 일주일을 기다려야 된다는 생각으로 아파트 정문에 위치한 편의점으로 올라갔다.
주말 오후마다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데, 주말보다 평일에 일을 하고 싶었기에, 주말 야간에서 목금 오후로 이동하신 알바분께 가끔 나와 시간을 교체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드리고자 했었다.
그렇지만 그 명분이 강하게 날 이끈 것은 사실 다른 이유가 따로 있었던 것 같다.

저저번주 목요일 밤 11시쯤, 집에서 더 가까운 아파트 후문 편의점에서 저녁 겸 야식으로 빵을 사러 갔다. 빵이 별로 없으면 정문 편의점에 방문할 심산이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모든 필요는 후문 편의점에서 해결하였지만, 올해 여름부터 정문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게 되면서 정문 편의점에는 후문 편의점에서 팔지 않는 더 많은 종류의 빵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한편으로는, 주말마다 알바를 하며 간간히 친해진 야간 알바생과 얘기하며, 목금 야간은 매니저가 근무한다는 사실을 들었었기에, 당시 밤 11시에 당도한 그곳엔 매니저인 야간 스태프와 오후 스태프 중 누가 있을지 애매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후문에 파는 빵을 사도 사실 크게 불만스럽지 않지만은 괜히 더 많은 빵이 있지 않을까 하며 정문까지 가게 된 날이었다.
그날 그 시각의 정문 편의점에는 매니저가 있었다. 손님이 나가자마자 문이 닫히기도 전에 내가 들어갔기에 내 얼굴을 미처 못 본 그는 내가 빵을 골라 계산대 앞에 섰을 때야 비로소 내 얼굴을 알아보며 옅은 눈웃음으로 인사했다.
끝이었다. 계산이 끝나고 그분은 바로 고개를 돌렸고 나는 할 말을 고르다 그만 늦어져 일반적인 템포보다 1.5초 가량 더 계산대 앞에 서있다가 도망치듯 안녕히계시라며 가게를 나왔었다.
뭐 이건 그냥 아무것도 아니었다. 다만 이 때로써 매니저가 11시 이후부터는 근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인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렴풋이라는 말은, 매니저는 아마도 땜빵 근무를 많이 하므로 근무시간이 유동적인데, 그래서 오후와 야간의 경계인 11시쯤엔 그분이 근무할지 안할지에 관한 사실은 일주일 단위로 변화하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의 근무시간을 어느정도 인지한채로, 저번주 금요일에 나는 맨 위에 언급한 내가 정문 편의점에 가야 할 명분을 떠올리면서 정문 편의점으로 통하는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지금보다 따뜻했을 적에 산 새 옷을 입고 나름의 주변의 시선과 칭찬도 받았던 모습으로, 평상시엔 절대 그러한 꾸민 모습으로 편의점에 갈 리 없는 그러한 상태로 말이다. 나의 명분은 분명히, 위에서 언급한 업무적 요건이며, 이번주가 아니면 다음주 목금까지 구 야간 현 목금 오후 알바를 볼 수 없으므로 빨리 제안하자는 취지였지만, 오르막길을 오르면서는 얼굴에 갈라지는 서늘한 바람탓인지, 빠른 걸음 탓인지, 괜히 꾸민 상태로 방문하는 것이 신경 쓰여서 그랬는지 점점 숨이 가빠지고, 오르막길을 모두 올라 편의점이 눈앞에 보였을 때는 심장이 쿵쾅거렸다. 오르막길에서는 내가 전 주에도 이 바지를 입지 않았었나라는 생각을 했으며, 들어가기 전 편의점 앞에서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머리와 얼굴을 확인하고, 심호흡을 한 후에 들어갔다. 물론 할 말도 생각했다.
'어? 야간 하시는 거에요?...'
한껏 차분한 차림새로 들어간 나는, 그분과 눈이 마주치고 8일만에 다시금 보는 옅은 웃음에 안심하면서도, 긴장이 풀리지 않아 한껏 자유분방한 제스쳐로 내가 온 이유를 설명했다.
그분은 처음에는 다짜고짜 들어오는 질문에 잠깐 이해를 못하시는듯 하더니, 이내 내가 찾는 사람은 이번주까지 하고 관뒀다고 했다.
이런 저런 근무시간에 대한 얘기를 짧게 나눈 후, 결국 명분에 대한 수확은 없었기에 그 자리에 더 있는 것은 무리여서 진통제를 사고 돌아왔다.
조금 부끄럽지만 그분이 가볍게 웃으며 대해주셨던 것이 괜찮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다음날인 토요일, 근무하고 있는데 매니저가 왔다.

2

✏️ '좋아요'누르고 연필 1개 모으기 🔥

#1 자유 주제 이 주제로 일기쓰기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하기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