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08.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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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비: 2.39:1
주연: 레이프 파인즈 (로렌스 역)
주제: 선하지 않기에 신을 섬기는 인간들
콘클라베는 '열쇠로 걸어 잠글 수 있는 방' 이라는 뜻의 라틴어로 콘클라베가 진행되는 동안 추기경들이 성당 문을 걸어 잠그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영화는 콘클라베 기간 동안 교황 후보가 될 추기경들의 민낯을 샅샅이 밝혀가며 이들 또한 추악한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는 후반부에 이르러 전통을 고수하고 다른 종교와 맞서 싸우자고 주장하는 보수 (테데스코)와 변화를 수용하고 교회는 과거가 아닌 미래라고 주장하는 진보 (베니테즈)가 대립하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결과는 진보 (베니테즈)의 승리로 끝이나는데, 영화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반전 요소를 더 보여준다. 바로 베니테즈가 간성이라는 것.
간성 (intersex) 은 남성과 여성의 성질을 모두 띄고 있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여성의 역할에 굉장히 엄격한 가톨릭교로서 여성의 성별을 가지고 있는 베니테즈가 교황을 맡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인 것이다. 진보를 주장하는 로렌스조차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 베니테즈는 자신 또한 자궁 절제술을 받으려고 했지만, 하느님이 주신 이 몸을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하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해야한다고 말한다.
만약 영화가 극단적인 진보를 주장했다면 베니테즈가 간성이라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개혁을 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것을 비밀로 가져가는 대신, 느리지만 목표점이 뚜렷한 개혁을 하기로 결정한다. 마치 느릿느릿 연못을 향해 기어가는 거북이처럼 말이다. 이게 이 영화에 주장인 것 같다. 세상은 변해간다. 제 아무리 성경에 여성 차별적인 글이 적혀있다 한들 몇 천년이 지난 지금 그것을 고수하는게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도 남성 추기경들에게 수녀가 말을 하기 위해선 "수녀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 있어야 하지만"을 서두에 언급해야 하는 세상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성경을 아직도 곧이 곧대로 따르는 것은 죽은' 말씀을 따르는 것이다. 결국 시대에 맞는 '사랑'과 '이해'는 변해가는 것이므로 급진적이지 않은 개혁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연출>
베니테즈 추기경의 "교회는 미래입니다." 대사 다음 수녀의 뒷모습을 스테디캠으로 따라간다. 앞으로의 교회는 누군가를 배척하고 자신들의 권위를 높이는 것이 아닌, 모두의 의견을 대변하고 이해할 줄 알아야한다는 주제를 탁월하게 전달하고 있다. 그 전까진 수녀들의 단독 샷은 주방에서 요리하는 장면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추기경들 사이로 당당하게 들어서는 샷을 보여준다. 물론 아직까진 추기경들은 서로 모여 담배를 피며 수녀들을 의식하고 있진 않지만, 관객들에게 '보이는 자리'에 위치한 수녀들의 모습은 고지식한 가톨릭의 모습이 조금은 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촬영>
원근법으로 인해 생겨난 대각선을 지칭하는 리딩라인은 무언가를 집중시키는 효과도 있지만, 인물을 압박하고 가두는 듯한 효과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이 영화는 정교한 구조물로 인해 형성된 리딩라인을 통해 인물을 끝없이 고립시킨다.
또한 프레임 속 프레임을 통해 인물을 가두는 듯한 효과를 불러일으켜 콘클라베의 위압감과 압박감을 극한으로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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