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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헤르만 헤세 <데미안>

영화광

2025. 07. 27. 일요일

조회수 34

이 책은 우선 세계 1차세계대전에서 느낀 혼란을 담은 책이다. 병사 한명한명을 단지 총알 한 발을 더 쏘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았던 참혹한 전쟁 속에서 진정한 나는 무엇인가? 삶이란 무엇인가? 하는 느낌을 고스란히 책에 담았다.
이 책이 하는 말은 '악을 받아들여라' 이 한 문장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악을 받아들이라고?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문장에 의구심이 든다면 그 악과는 조금은 다른 악이다.
데미안은 주인공 싱클레어의 친구이다. 데미안은 독일어 Damon에서 따온 이름이다. 즉 '악마' 라는 뜻이다. 하지만 독일어 Damon 은 악마라는 뜻도 있지만, 인간에게 내제하는 초월적인 힘이라는 뜻도 있다. 소설에서 나온 아브락사스 라는 신도 그렇다. 아브락사스는 여성도 남성도 아니며, 신이기도 하지만 악마이기도 하다. 데미안은 말한다. "신을 섬기기 위해선 악마도 함께 섬기거나, 신이면서도 악마이기도 한 것을 믿어야 돼" "신만 믿는 것은 반쪽 만을 믿는 거야."
쉽게 예를 들자면, 1960~70년대 학교에선 선생님이 학생을 체벌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모두가 그렇게 믿었고 학생이 그에대하여 반항한다면 그것은 '악'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선생이 학생을 체벌하는 것이 '악'이 되었다. 이것은 학생이 체벌이라는 것에 반항이라는 악한 행동으로 인해 가능해진 현상이다. 이 소설에서 말하는 악은
살인, 착취, 괴롭힘 등과 같은 악이 아니다. 반항과 도전이다. 우리는 악이 없었다 존재하는 선만 믿었다면 아직까지 농사가 잘 안되면 사람을 제물로 바쳤을 것이다.

주인공 싱클레어는 어릴 적부터 도덕적이고 규칙적인 일명 '밝은 세계'에서 살아왔다. 하지만 프란츠 크로머 (일진)과의 악연을 겪으며 싱클레어는 자연스레 '어두운 세계'로 빠졌다. 일진은 괴롭힘과 폭력같은 악의 모습을 하고 있는 싱클레어다. 이게 무슨 말이냐? 일진이 싱클레어라니? 그것에 답은 쉽다. 우리는 한 모습으로 살아가지 않는다. 가식적인 나, 행복한 나, 폭력적인 나까지 존재한다. 어떨땐 누군갈 죽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말로 하지 못할 상상들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을 그대로 표출하지는 않는다. 꾹꾹 눌러 담아 무의식 속으로 집어 넣는다. 그렇기 때문에 프란츠 크로머는 폭력적인 '나'이다.
그런 폭력적인 나에게 데미안이 오게 된다. 데미안이 오자 일진은 언제 있었냐는 듯 사라진다. 데미안은 대항하고 반항하는 악이다. 악은 악이지만 크로머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돌고래에게 하늘을 날라고 하고, 독수리에게 헤엄을 치라는 이 세상에 돌고래는 헤엄을 쳐야하고 독수리는 하늘을 날아야한다는 말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악이다.
싱클레어는 드디어 악의 양면성을 바라볼 수 있게되었다. 악이 꼭 악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세상에 맞서는 줄 알았지만, 데미안은 사라진다. 싱클레어는 다시 크로머와 같은 악에 빠져든다. 그러면서 합리화 한다. 꼭 '밝은 세상'에만 살아야한다는 것은 없잖아? 나는 그런 규칙에 대항하겠어! 싱클레어는 매일 술에 빠져산다. 하지만 이런 악은 절대 그를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그는 고통스럽다. 그때 다시 데미안이 찾아온다. 그는 계속 강조한다. 우리의 운명은 정해져있고, 우리가 그 운명을 따라가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대학에 가기까지 끊임없이 공부만 해야되는 삶. 이 삶이 나에게 맞지 않는다면 그것은 운명이 아니다. 돌고래가 독수리처럼 하늘을 날 수 있는가? 우리는 우리가 독수리인지 돌고래인지 먼저 인식해야한다. 남들 모두가 독수리라고 내가 독수리가 될 필요는 없다. 모두가 하늘을 날아야한다고 강요할 때 그것이 나와 맞지 않는다면 그에 맞서야 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데미안은 말한다 모임은 분명 세상을 바꿀 힘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의 모임은 모임이 아니라고, 대학에 가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술을 마시고, 부자는 부자끼리, 페미니스트는 페미니스트 끼리 모임을 갖는다. 하지만 이런 모임은 단지 자신이 무엇이라도 되었다는 소속감을 느끼기 위한 것 뿐이다.
싱클레어는 1차세계대전에 징집되어 나가게 되면서 진정한 모임을 목격하게 된다. 살아남기 위해 적을 죽이겠다는 일념의 목표로만 이루어진 모임. 그들의 욕망은 순수하면서도 완벽한 모임의 형태를 띄고 있었다. 포탄에 맞고 쓰러진 싱클레어에게 다시 한번 데미안이 찾아온다. 데미안은 싱클레어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는 건 바로 우리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 무엇을 미워하는 것이지"
추가적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다. 우리는 가끔씩 어느 사람을 보고 그냥 그 사람이 싫을 때가 있다.
왜그럴까? 생각해보면 그 사람은 내가 가장 싫어했던 나의 모습과 닮아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내가 싫어하는 모습을 무의식속에 집어 넣곤 꺼내보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보면 결국 터지기 마련이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모습을 받아들이고 느껴야된다. 만약 이유없이 미워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모습을 떠올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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