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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화양연화> (2000)

영화광

2025. 07. 15. 화요일

조회수 48

화면비: 1.66:1
주연: 양조위 (차우 역), 장만옥 (첸 부인 역)

"난처한 상황이다. 여자는 수줍게 고개를 숙인 채
남자에게 다가올 기회를 주지 남자는 다가설 용기가 없고 여자는 뒤돌아 선 후 떠난다."
오늘 겪은 일 같아서 슬프다. 왜 인지 그래서 화양연화를 갑작스레 보고 싶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는 차우의 아내와 첸 부인의 남편이 바람을 피는 것을 둘 다 알게 되고 슬픔을 함께 느끼다가
바람핀 사람들은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지내며, 어떤 반응을 해야할까 서로 연기를 해주며 빠져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첫 연기는 차우가 국수집에서 만난 첸 부인에게 들어가지 말라며 붙잡는 연기다. 이것은 차우의 아내와 첸부인의 남편이 어떻게 만났는지 유추해보는 과정임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연기는 식당에서의 연기다. 서로의 아내와 남편이 어떤 요리를 시킬지 예상해보며 그 음식을 시켜먹는다.
이것은 그들이 현재 무엇을 할지 유추해보는 과정이다.
세 번째 연기는 첸 부인의 남편이 돌아오고 바람핀 사실을 인정하는 연기이다. 이것은 미래에 첸 부인이 어떻게 반응을 해야될지 고민해보는 과정이다.

그리고 마지막 연기는 바람 핀 아내와 남편에 대한 것이 아닌 오로지 자신의 대해서 연기한다. 사실 이 둘은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다. 자신의 아내와 남편처럼 바람피는 관계가 아니라고 자신들은 연기만 해보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들은 어느 순간 빠져들었다. 차우는 홍등가에 가서 쾌락적 삶을 보냈다는 친구 아핑에게 항상 말한다. "내가 너 같은줄 아니?" 하지만 사실 차우와 첸 부인의 관계는 엄연히 바람이다.
차우는 인정하기 싫을 뿐이다. 나는 이미 첫 번째 연기 했을 때 빠져들었다고 생각한다. 촬영 부분에서 말하겠지만 왕가위 감독은 벽을 사용해 마치 마음속에 들어온 듯한 연출을 보여주었다. 어쨌든 그들은 마지막 연기의 순간 비로소 서로 사랑하는 사이임을 인정하고 차우는 함께 떠나자고 하지만 첸 부인은 거절한다.

그리고 차우는 친구에게 말한다. "옛날 사람들은 비밀이 있으면 나무에 구멍을 뚫고 비밀을 말한 뒤에 흙으로 막는데."
그러곤 1966년 차우는 싱가포르 유적지 구멍에 비밀을 말하고 구멍을 막는다. 왜 나무가 아닌 유적지일까?
"지나간 세월은 먼지 쌓인 유리창처럼 볼 수는 있지만 만질 수는 없기에
그는 여전히 지난 세월을 그리워 한다."
유적지는 시간이 지날 수록 값어치가 올라간다. 그 당시에는 그저 그냥 지은 건축물일지도 모르지만 세월이 지나 먼지가 수북히 쌓일 때쯤 가치를 인정받는다. 우연한 만남으로 인해 시작된 사랑은 그들에게 화양연화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 시간이 지나도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촬영>
나는 이렇게 벽을 아름답게 사용하는 감독을 본 적이 없다. 둘이 첫 연기를 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왼쪽에 벽을 끼고 첸 부인을 찍는다. 차우는 프레임 안에서 말하고 있지만 왼쪽 벽으로 인해 밖에서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때 차우가 한 걸음씩 다가오며 왼쪽 벽에서부터 천천히 들어온다. 이게 마치 첸 부인의 마음 속에 천천히 들어 온다는 의미 같았다.
다른 장면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는데 차우가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장면을 정면에서 찍는 샷이 있다.
창틀에는 빨간색 커튼이 살짝 걸쳐서 들어와 있다. 그때 마침 첸 부인의 치파오 색도 빨간색이다. 반대로 중간에 벽을 끼고 서로 벽에 기대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표한 장면도 인상깊었다. 이렇게 벽 하나로도 인물들의 심리 상황을 표현한다는 것이 대단했다.

별점: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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