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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70630, 오늘

휘연

2025. 07. 06. 일요일

조회수 20

나는 작게 난 둥근 창으로 지구를 바라본다. 현재 적갈색으로 초토화 되어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곳을. 할머니는 어렸을 때까지만 해도 지구에서 사셨다. 난 할머니가 들려주는 지구 이야기가 좋았다. 그땐 마냥 지루했지만 요즘 들어 후회된다. 파랗게 밀려와 부서지는 바다와, 이슬이 맺힌 이파리가 어떻게 생겼는지조차 난 알지 못한다. 모든 그래픽과 사진은 한참 전에 망가졌으니. 그저 할머니가 해준 이야기가, 머리 속 한구석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을 뿐.
할머니는 돌아가시기 전 작년까지 지구에 대해 이야기하셨다. 나는 작게 조각난 종이를 들여다본다.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텀블러 쓰기, 이게 뭐라고 할머니는 그렇게 소중히 간직했던 거지. 이미 늦었는데, 다 무슨 소용이 있다고.
나는 새카만 우주 한가운데에서 천천히 사라져간다. 이곳에 사는 몇 남지 않은 사람들도.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는 검게 질식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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