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6. 20.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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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는 속도의 시대라고 불린다. 사람들은 짧은 시간에 최대한의 도파민을 끌어올 수 있는 쇼츠에 열광하고,
긴 영상을 보더라도 2배속으로 보는 등 느림에는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에서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개념을 제시하며 느림의 가치를 강조하였다.
크로노스는 흘러가는 시간, 즉 시계의 시간을 뜻한다. 반면 카이로스는 결정적인 순간이나 특별한 기회 등 우리의 삶에서 굉장히 중요한 순간을 뜻하는 주관적 시간이다. 사람들이 쇼츠를 즐기고 영화를 유튜브 리뷰로, 심지어 배속을 해가면서 시청하는 것은 크로노스의 시간 만을 무의미하게 소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한 영화를 볼 때 영화에만 집중하여 2시간 가량의 시간을 온전히 몰두한다면, 우리는 질적인 카이로스를 비로소 느낄 수 있다. 이것이 예술에서의 느림의 가치라고 생각된다. 너무나도 빠른 현대 사회 속에서 예술을 통해 천천히, 그리고 깊게 감정들을 느끼고 생각함으로써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사람의 뇌의 98%는 미래에 대해 생각한다고 한다. 현재를 생각하는 데에는 2%만을 사용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미래의 대한 걱정에 끌려다니며 현재를 온전하게 살아가고 있지 못한다. 그 말은 결국 제대로 된 카이로스의 시간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즐기기 위한 매개체가 필요하다. 그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나마 여유를 가지고, 미래 만 바라보던 강박적인 생각에서 현재를 온전히 즐김으로써 우리는 카이로스의 시간을 느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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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1일 수정
쉽게 말해 크로노스는 일반적으로 흐르는 시간, 카이로스는 특별한 순간의 질적인 시간이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카이로스의 시간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이번에 나온 필감성 감독님의 좀비딸을 예시로 들어보자. 좀비딸은 상업영화다. 우리는 흔히들 상업영화를 철학적으로 깊게 사고하지 않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상업영화는 좋지 않은 영화일까? 절대 아니다.
누군가는 좀비딸을 단순한 상업영화로 볼 수 있지만, 누군가는 아버지가 자폐딸을 교육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이 둘의 차이는 '의미'다. 개개인의 경험과 추억으로 인해 생겨난 의미들로 인해 같은 영화라도 다른 카이로스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좀비딸의 본질은 부녀관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를 보는 모두가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판단하다.
이와 반대로 아무리 뛰어난 예술영화라 한들, 관객이 어떠한 의미도 느끼지 못하다면 그것은 좋은 영화가 아니다.
즉 영화를 크로노스의 시간으로만 보내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허우샤오시엔 감독님의 비정성시는 평론가들에게 인정받으며 최고의 영화라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볼 때 당시엔 대만 2.28 사건을 포함하여 어떠한 대만의 문화조차 알지 못했기 때문에 비정성시는 그냥 지루한 3시간동안의 크로노스 시간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이것을 대만사람들이 보거나, 대만의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본다면, 그 당시의 모습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카이로스의 시간으로 영화를 보았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중 더 좋은 영화는 없다. 단지 좋은 영화는 영화 주제의 본질에 가까우면서 관객에게 카이로스의 시간을 선사해줄 수 있는 영화이다.
그렇다면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차이는 무엇일까? 가장 큰 차이는 예술영화는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 다는 것이다.
대표 상업영화인 7번방의 선물을 예시로 들어보자. 사실 딸이 교도소에 들어온다는 설정은 사실적이지 못하다.
최대한 가족적이고, 따듯한 분위기를 선택하며 범죄의 실상, 남은 가족들의 고통들등과 같은 불쾌함은 제거한다.
예술영화는 이 불쾌감을 받아들이고, 서슴없이 까발린다. 쉽게 말해 상업영화는 화장한 내 얼굴이지만, 예술영화는 쌩얼이다. 모두 내 얼굴이지만 분명 차이가 있다. 보이고 싶지 않은 불쾌감. 이것이 상업영화와 예술영화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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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6. 20. 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