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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 아버지의 편지(2)

서현서❤️

2025. 06. 10. 화요일

조회수 31

사랑하는 내 아들, 해수야,이 편지를 쓰는 지금, 아버지는 지금 없을 수도 있겠구나.네가 어릴 적, 꽃을 보며 “아버지, 이 꽃도 바람 따라 여행하는 거에요?” 하고 물었던 그날이 생각난다.그날 네 눈동자에 비친 햇살이 아직도 내 마음에 아른거린다. 그게 벌써 몇 해 전이던가.해수야,아버지는 그날, 정말로 금방 다녀올 생각이었단다.하지만 세상이 너무도 갑작스럽게 등을 돌렸고,그길에서 나는 다시는 너에게 돌아갈 수 없었단다.너에게는 아버지의 마지막 말 한 마디조차 남겨주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 되고 말았다.네가 사라진 날 이후로, 네 마음속에는 얼마나 많은 질문이 맴돌았을까.아버지가 왜 돌아오지 않는지, 정말 아버지가 너를 버린 건 아닌지.얼마나 무섭고 외로웠을지 생각하면 아버지의 가슴은 찢어지는 듯하다.하지만 ' 세월이 약이다'라는 말처럼 너는 그 긴시간을 견뎌냈고,'고생 끝에 낙이온다.'라는 말을 몸소 증명 해주었구나,사람들은 아버지를 두고 많은 말을 했겠지.‘끌려갔다’, ‘월북했다’, ‘버렸다’…하지만 내 아들 해수는, 그 누구보다 아버지를 믿어줬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아버지는 절대 그러실 분이 아니다.”그 짧은 말 속에 담긴 너의 용기와 사랑이 아버지를 살아 있게 했단다.해수야,
아버지는 북쪽에 갇혀 지내며, 매일 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별들이 흐르던 그 밤하늘 아래, 아버지는 늘 너의 이름을 불렀다."해수야, 내 목소리가 들리니?”비록 물리적으로는 갈 수 없었지만, 마음만은 매일 너에게 달려갔단다.
그리고 세상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총성과 철조망 너머에서도, 사람들의 가슴 속에 희망이 움트기 시작했지.'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속담처럼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말이 세상을 움직이기 시작했지. 아버지는 믿었단다.'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하지않았니,언젠가 너와 다시 만날 날이 올 거라고.그날이 오면, 나는 말없이 너의 두 손을 잡고 이렇게 말하려 했단다."해수야, 정말 잘 견뎠구나. 네가 아버지의 자랑이란다.”하지만 아버지의 몸은 너무 많은 세월을 견디지 못했다.그래도 괜찮단다.왜냐하면 이제, 너는 어른이 되었고너는 슬픔 속에서도 꺾이지 않았고'비온뒤에 땅이 굳는다.'라는 말처럼,너는 시련을 견디고 더 단단한 사람이 되었구나..너는 누군가에게 아버지였을 테고너는 결국 세상을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었으니까.해수야,너는 모르겠지만, 내게는 언제나 너 하나면 충분했단다.세상이 등 돌려도, 전쟁이 삶을 삼켜도,내게 너는, 단 하나의 이유였단다.너무 늦었지만,부디 용서해다오.가장 필요할 때 곁에 있지 못했던 못난 아버지를.하지만 네가 이 편지를 읽는 순간, 아버지는 다시 너의 곁에 있는 거야.너 손이 이 글자를 따라 움직이는 동안,나는 그 손을 잡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단다.해수야,그토록 오랜 기다림 끝에 너는 결국 도착했구나.정말 고맙다.세상의 누구보다 더 길게, 더 멀리 걸어온 너의 발걸음이아버지에게는 무엇보다 자랑스럽고 고맙단다.이제 너는 쉬어도 돼.너의 눈물은 더 이상 차갑지 않아도 돼.우리는 다시, 서로의 별이 될 거야.다음 생이 있다면그때는 끝까지 너 곁을 지킬게.
그땐 다신 너를 혼자 두지 않을게.사랑한다, 해수야.아버지가, 영원히,
– 너를 하늘만큼 사랑하는 아버지, 김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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