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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_D-DAY 1화

홀리

2025. 05. 18. 일요일

조회수 30

*이건 소설일 뿐이고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는 실제와 연관이 없습니다.

이럴 줄 알았다. 아... 또 플로라다. 치렁치렁 흘러내리는 금발에 밝은 푸른 눈. 초록색 눈의 나완 너무 다르다. 플로라는 오늘도 자신의 무리를 데리고 복도를 거닌다. 피해야지.
"어이, 홀리!"
플로라가 높고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외쳤다. 나는 우뚝 멈춰 섰다. 그렇다. 내가 홀리다. 플로라의 푸른 눈이 날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나는 뒤를 돌지 않았다.
"뒤 돌아봐."
플로라의 명령에 난 뒤를 천천히 돌았다. 플로라가 미소를 띠며 활짝 웃었다. 환한 웃음에 난 공포에 질려버렸다.
"왜?"
말대꾸가 나와 버렸다. 이런. 플로라가 입꼬리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왜'라니? 홀리, 나 부탁이 있어."
플로라의 금발이 어깨를 흘러내리며 앞으로 쏠렸다.
"우리 매점 갈 건데, 돈 좀 빌려줘라."
플로라는 인싸다. 나의 어두운 초록색 눈을 쳐다보다가 플로라가 고개를 까딱하자 난 할 수 없었다. 난 돈을 내주었다. 맨날 이렇게 당하고만 사는 내가 참 하찮다. 왜 이래야 하지, 내가? 모두가 플로라를 좋아하고, 무서워한다. 플로라에게 반항하면 어떻게 되는지 다들 아니까. 플로라가 내 살짝 구불구불한 검은 머리를 손가락으로 쓸었다.
"고맙다, 홀리. 너만한 친구가 없다."
플로라는 무리를 이끌고 매점으로 향했다. 난 한숨을 쉬었다. 복도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참았던 숨을 내뱉었다. 나는 사물함을 쾅 닫으며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나도 당하고 싶어서 이러는 건 아니다. 플로라에게 반항하는 순간... 모두가 두려워하는 일이 생기니까. 난 남은 학교 인생은 망하는 것이다. 잠시 뒤 플로라와 플로라의 무리는 간식을 가득 사들고서 왔다. 돈은 또 다 써버렸다. 나에겐 간식 한 입도 안 주면서. 플로라가 너무 싫다. 사실 난 전학왔다. 전학온지 1년 쯤 되어간다. 이전 학교에선 난 작전과 계획이 넘치는 아이였고, 늘 자신감이 넘쳤었다. 여기 오고선 그러질 못하겠다. 내 작전을 펼치면 플로라에게 잡힐 것이고, 그럼 난 망한 거다. 난 어릴적부터 잔머리 대마왕이라고도 불렸었단 말씀. 난 정의를 위해 싸웠고, 평화를 위해 싸웠다. 그러나 지금은 불가능하다. 정의와 평화가 이 학교에서 사라진 지 오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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