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5. 02.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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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 16일에 예원이가 추천해준 정신과에 진료 예약을 잡았다.
고등학교 동창이랑 정신과를 같이 가는 애가 몇이나 있을까 싶긴 한데 이것도 인복이라면 인복이리라...
하여튼지간에 내가 정신과 초진이다보니 왜 정신과에 오게 되었는지 사유를 말하고 상담을 하게 될텐데... 도저히 내가 무슨 상태인지 원활하게 설명을 못 할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이렇게 일기장 사이트까지 알아보고 정리를 해보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내 정신병에 대한 구구절절한 똥글이라는 뜻.
내가 기억하기로는 작년 중순부터 집안이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제일 심했을 때는 크리스마스 즈음.
부모님이 심하게 싸웠고 거의 한달간을 대화를 안하는 통에 자식인 나와 동생만 눈칫밥을 먹게 된거...
제발 오늘은 조용히 지나가면 안될까 하는 바람과
대화하지 않는 부모님 그리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 동생 때문에 집이 불편했다.
사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글만큼은 조리있게 쓸 수 있을거란 생각은 아무래도 틀린 것 같다.
난 원체 말을 잘 하는 성격이 아닌데도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말은 많이 하지만 상대가 잘 이해하고 있는지는 알 수가 없는데 난
일기장에는 조리있게 쓸 수 있을 줄 알았어
성인이 될때까지 이렇다 할 만한 sns를 전혀 하지 않다가 늦게 시작한 트위터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을 보고서 느낀 한가지는 불행하게 사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점이었다.
주변인들, 특히 부모와 사이가 나쁘다는 사람들을 보며 내가 축복받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맞는 말이다. 내 부모님은 나를 사랑하시니까.
하지만 우리 부모님 개개인이 정상적인 사람이 과연 맞을까에 대한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딸의 인생은 어머니를 불쌍하게 여기는 순간부터 추락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내 인생은 오래전부터 추락중이다.
내 어머니는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늘 어머니가 어떻게 나에게 이런 사랑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난 내 평생 어머니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인 아이였다. 사실 최근까지도 그랬다. 조금이라도 엄마가 화가 난 것 같으면 내가 버림받을까 두려웠다
아버지에게서는 그런 감정을 느끼지는 않았지만 대신 깊은 대화도 할 수 없었다
난 아버지가 술에 취하는 게 두렵다
나를 때린다거나 그래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이 바뀌는게 싫다
술기운을 빌려서 평소 못할 말을 한다는것도 싫다
술이 없으면 입밖으로 내지 못하는 말이 어떻게 진심이라는건지 전혀 모르겠다
나의 회피 성향은 아버지에게서 왔다고 봐도 될 정도로 심한 회피형에 내향인이다.
내 이야기를 언제나 들어 주고, 내 편이 되어줄 거라는 건 잘 알지만 딱 그것뿐이다.
내 동생은 오늘 거짓말을 했다
그동안(아마도 겨울방학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더 오래되었을수도 있다) 공부를 하는 척 하면서 사실은 답안지를 베끼고 있었다는 걸 엄마에게 들켰는데, 혼나던 중에 친구들과의 단톡에서 엄마 욕을 한 걸 엄마가 본 것 같았다.
가족들 중에 정상인은 나 뿐인걸까?
그렇다면 나는 왜 계속해서 손이 떨리는 걸까
왜 호흡을 제대로 할 수가 없는 걸까
나는 정상인이고 모든 일을 다 감당할 수 있다고 다 해결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데미지를 전부 받고있었던 모양이지?
엄마가 나에게 내가 엄마 딸은 맞지만 가족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고
아빠랑 떨어져서 살고싶다고 말했고
아빠가 술을 마시고 나를 20분간 밖에 세워두었고
엄마가 동생에게 동생을 키우기 싫다고 말했어
더 오래 전에는
내가 고3이었을때 우리 엄마는 내게 더이상 살고싶지 않다고 했었지
신을 믿는 일도 이제 지겹다면서 다 내려놓고 싶댔지 누가 자길 죽여줬으면 한다면서
그게 자살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라는거 다 알아 나도 그래 엄마
난 엄마를 정말 사랑하는데
이제 엄마 옆에 있는 게 행복하지가 않아
알아 언젠가는 다 괜찮아질 거
엄마 시험이 끝나면 다 괜찮아질거라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닐수도 있다고 그게 시작일수도 있다고 생각이 들면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출근하는 것 자체가 심한 압박이야
아무도 나를 질책하지 않아
내가 잘 못하고 있다고 틀렸다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어
다 잘될거라고 괜찮을거라고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해주는데
난 왜 계속 온몸이 떨리는 걸까
수면제를 한달간 매일 먹어야만 잘 수 있는 걸까
약을 먹고도 새병중에 오한을 느끼는 걸까
복통을 느끼면서 알람이 울리기 전에 깨어나는 걸까
그러면서 왜 여전히 밖에 나가는 걸 좋아하는 걸까
사람이 좋아 난 여전히 사람들을 사랑해 근데 내가 거기 껴도 되는지 모르겠어
무서운게 너무 많아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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