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5. 01.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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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씨, 들리세요?”
희미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천장이 낯설었다.
하지만 분명 어디선가 본듯 했다.
몸을 일으키려 하자, 누군가가 다급히 다가왔다.
“조, 조심하세요! 아직 무리시면…”
긴장한 목소리였다.
옆에 무릎 꿇은 하녀가 떨리는 손으로 물잔을 내밀었다.
“물을… 가져왔어요.”
내가 그 물을 받아들고 조용히 말했다.
“…고마워.”
딱, 그 순간이었다.
하녀의 손이 덜덜 떨리더니,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네?”
놀란 눈. 그 눈을 바라보며 나도 순간 멈칫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나온 말이었는데.
“고맙다고 했어. 물 가져다줘서.”
하녀는 그제야 손을 떼며 물러났다.
잔을 받치는 손등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입술은 파랗게 질려 있었다.
뒤편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저거 들었어?”
“응, 들었어. 아가씨가… 고맙다고 했어.”
“진짜 이상하다. 오늘 아침에 머리를 세게 부딪혔나?”
나는 그 말들에 고개를 숙인 채 미소를 지었다.
‘…하긴. 원래 이 몸의 주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지.’
기억은 선명했다.
이 방의 구조, 이 옷의 감촉, 이 목소리, 그리고,
셀레나 드 벨렌시아.
귀족의 피를 가졌지만, 사람을 사람처럼 대하는 법을 몰랐던 여자.
이 몸의 주인.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셀레나의 몸에 들어와 있었다.
‘기억도, 감정도 그대로 느껴져. 마치 진짜 내가 그녀였던 것처럼.’
하지만 난 알았다.
나는 셀레나가 아니다.
그리고 지금 그걸 아무도 눈치채선 안 된다.
“엘렌.”
나는 조심스럽게 하녀의 이름을 불렀다.
그 순간 하녀의 어깨가 움찔했다.
“…네, 아가씨.”
“다음엔, 물 너무 차갑게 하지 마. 오늘은… 좀 따뜻한 게 마시고 싶어.”
“…네…!”
하녀가 작게 대답하고는 허둥지둥 방을 나갔다.
뒤따라 나가는 다른 시녀들이 나를 힐끗거리며 수군댔다.
‘조금만 더 자연스럽게 해야 해. 너무 다르면 의심받겠지.’
나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이제부터는 내가 그녀다.
다정하게 웃을 수도 있고, 냉정하게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절대 들키지 않아야 한다.
내가 그녀가 아니라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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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05. 01. 8:54